화산섬인 제주지역에서 온천시대가 열릴까.
제주 남제주군 안덕면 사계리 지역에서 산방산온천㈜(대표 오용호·吳龍昊)이 온천을 뽑아 올리는데 성공해 최근 온천공 주변 31만2000평이 ‘사계온천보호지구’로 지정됐다. 이 업체는 지하 590∼600m에서 하루 2500여t을 사용할 수 있는 온천수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제주지역 온천보호지구는 북제주군 구좌읍 ‘세화·송당지구’와 ‘종달지구’, 서귀포시 ‘색달지구’, 남제주군 안덕면 ‘상천지구’ 등 모두 5곳으로 늘었다.
▽온천개발=1980년대 초 남제주군 표선면지역 기생화산 주변을 굴착하면서 처음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온천개발은 지질탐사 등 과학적 근거 없이 지열(地熱)이 있는 축축한 땅을 중심으로 이뤄져 10여곳을 굴착했지만 섭씨 25도 이상의 물이 나온 것은 1989년 세화·송당 온천지구가 처음이다. 온천개발은 개발기간이 길고 막대한 자금이 필요해 온천개발자가 도산하는 사례가 많았다.
제주도광역수자원본부 문창기(文彰淇) 기술담당관은 “지하에 암반층이 두텁게 형성된 제주의 지질특성상 온천 개발이 쉽지 않다”며 “주먹구구식의 굴착보다는 과학적 탐사를 거쳐 개발가능성을 먼저 분석해야한다”고 말했다.
▽성공가능성=5개 온천지구 가운데 세화·송당지구가 유일하게 온천개발계획 승인을 받았다.
종달지구의 경우 온천수가 바닷물과 비슷한 염분함유량이 검출돼 실제 개발 가능성은 희박하고, 골프장을 운영하는 ㈜핀크스가 개발한 상천지구는 취수량이 하루 310t에 불과해 대중적인 활용이 힘든 실정이다. 사계지구는 탄산온천수가 나오고 있지만 투자자본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온천개발을 위해 20여년을 바친 고정배(高正培·52)씨는 “제주지역 온천개발은 그야말로 로또 복권에 당첨되는 것처럼 확률이 낮다”며 “대자본이 투자돼 온천을 테마로 한 건강·미용 타운 등의 복합관광지로 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임재영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