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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국민이 인당수에 몸던진 우리 구해”

입력 | 2004-04-22 01:29:00


노무현 대통령은 21일 “열린우리당이 국회 과반의석을 확보했지만, 이를 내세우기보다는 모든 것을 협상과 대화로 풀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정동영 의장 등 열린우리당 지도부 20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2시간 동안 저녁식사를 함께하면서 “과반의석 확보의 의미는 협상을 위한 하나의 유리한 조건일 뿐이며, 절대로 교만해져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박영선(朴映宣) 열린우리당 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만찬은 관저가 아닌 청와대 본관 인왕실에서 열려, 권한 정지 이후 40여일 동안 관저에서만 칩거해 온 노 대통령은 처음으로 집무공간이 있는 본관에 발을 들여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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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또 “아차 방심하면 금방 뒤집어질 수 있는 것이 정치이고, (이것이) 우리의 처지인 만큼 조심조심 해나가자”며 “용감하게 인당수에 뛰어들었는데, 국민이 용왕이 돼서 건져주신 것으로 알고 겸손하면서도 신뢰를 주는 정치를 하자”고 당부했다.

이날 회동에 대해서도 “아직 탄핵 문제가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여러분을 이렇게 불러 밥 먹고 하는 것을 국민이 어떻게 볼지 걱정도 된다”고 조심스러워했다는 후문이다.

노 대통령은 탄핵문제가 마무리된 뒤 입당해 달라는 정 의장의 건의를 수용하면서 “당권이 있는 당직을 맡거나 공천 또는 임명직에 관한 문제에 관여하지 않고 명예직으로 남겠다”고 답변했다. 다만 “국정운영과 관련해 큰 방향과 원칙에 관해서는 공식적이거나 비공식적으로 당과 대화를 하겠다”면서 제한적인 당정분리 원칙을 추진할 뜻을 내비쳤다. 또 곧 개최될 당선자 워크숍 참석도 긍정적으로 검토키로 했다.

노 대통령은 향후 당-청간의 창구는 문희상(文喜相) 대통령정치특보가 정무분야를, 박봉흠(朴奉欽) 대통령정책실장이 정책분야를 각각 맡아 달라고 정리했다. 17대 국회의장으로 내정된 김원기 최고상임고문은 대통령정치특보직을 사퇴키로 했다.

노 대통령은 “앞으로 경제 살리기와 민생 안정을 위한 당정협의를 적극 뒷받침하겠다”면서 “지난 1년간 정책 추진에 있어 내가 직접 나서서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긴 것 같다. 앞으로는 가급적 총리나 장관들이 주도하고, 당정간에 협조해서 잘 처리해 달라. 나는 한발 물러서 있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에서는 당쪽 인사의 입각(入閣) 문제도 거론됐으나, 노 대통령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아 대화가 진전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고문이 “17대 국회에서는 여야간 대화채널 복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한 데 대해선 노 대통령도 공감했다.

이날 만찬은 양갈비구이에 포도주가 곁들여졌으며, 참석자들이 모두 웃옷을 벗은 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주고받았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이 훈기자 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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