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를 마음대로 하지 못하게 하려면 차라리 봄 개편 때 프로그램을 없애라”
현실정치를 비판하는 강의에 '번번이 제동을 건다'는 이유로 MBC와 노골적인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도올 김용옥(중앙대 석좌교수)씨.
그가 이번에는 ‘문화일보’ 칼럼을 통해 또 다시 정치에 대한 자신의 목소리를 더욱 높였다.
김씨는 22일자 칼럼 ‘도올고성’에서 “이 땅의 시민들이여! 거리로 나서라! 명(命)을 갈아라! 혁명하여라! 그대들이 거리에 나설수록 국론은 통일되고 이 땅의 이성은 회복되리니!”라면서 국민들에게 적극적인 정치 참여를 요구했다.
그는 “이제 우리는 명(命)을 갈(革) 때가 됐다. 명을 간다는 것은 명을 새롭게 한다는 뜻으로, 혁명(革命)은 곧 신명(新命)”이라면서 “명을 새롭게 하는 것은 우리의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사람들은 ‘국론을 분열치 말라’고 말하나, 국론을 분열치 말라고 외치는 그들이야말로 국론의 분열을 획책하는 자들이다! 비이성적 광란에 광분한 자들이다!”면서 “단군 이래 이토록 국론이 통일된 유례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도올은 “보라! 이 놀라운 민중의 저력을! 민중은 분노할지언정 동요치 않는다”면서 “더 이상 내려갈 바닥이 없는 우리에겐 확실한 광명의 미래만 빛나고 있다”고 말했다.
도올은 지난 15일에도 문화일보 칼럼을 통해 "대낮에 저자 한복판에서 불의한 자들이 의로운 자를 몽둥이로 때리고 있다. 젊은이들이여 참지 말고 거리로 나가라"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한편 도올은 최근 자신이 진행하는 MBC 특강 ‘우리는 누구인가’ 에서 탄핵 등 현실정치를 비판한데 대해 MBC가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현실정치를 언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요구하자, “나의 발언은 정치적이 아니라 사상가의 발언이고, 사상가로서 현실적인 문제를 언급하지 않으면서 과거를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MBC사장과 노조가 ‘이건 하지 마라’는 식으로 요구하면 강의할 흥미를 잃는다. 차라리 프로그램을 없애라”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MBC측의 대응이 주목된다.
조창현 동아닷컴기자 cc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