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악기’라고 불리는 하프의 모든 것을 2008년 부산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제10회 ‘세계하프대회(World Harp Congress)’를 부산에 유치한 하피스트 곽정씨(33·사진). 그는 열다섯 살의 나이로 1987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제3회 세계하프대회 ‘유망신예 연주회’에 첫 출연한 뒤 제4, 5회 대회까지 세 번 연속 콘서트를 갖는 등 이 대회와 인연이 깊다.
“3년마다 열리는 세계하프대회는 한마디로 하프의 올림픽입니다. 1주일 동안 연주회 박람회 전시회 워크숍 등 하프와 관련된 모든 행사가 개최됩니다. 2008년 대회는 아시아에서 처음 열리는 대회인 만큼 2000명 이상의 하피스트가 참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해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하프대회 이사회에서 곽씨는 대회 유치를 위해 네덜란드 등 5개국의 쟁쟁한 하피스트들과 ‘치열한 외교전’을 펼쳤다. 개최국 결정은 30여명의 이사진 투표로 결정하는 것이 관례였으나 경합을 벌이던 국가들이 차례로 포기 의사를 밝히면서 한국이 대회 유치에 성공했다. 당시 한국측 프레젠테이션을 지켜본 네덜란드 관계자는 “우리 쪽의 준비가 뒤졌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월드컵 형제국’인 한국에 기쁜 마음으로 주최권을 넘기겠다”고 말했다고 곽씨는 전했다.
그는 세계대회에 앞서 국내 팬들에게 하프의 매력을 알리는 올해 첫 일정에 들어간다. 14일 오후 7시반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15일 오후 7시반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잇따라 열리는 ‘비엔나 슈트라우스 페스티발 오케스트라’의 내한 연주회에서 엘리아스 파리쉬 알바스의 하프 협주곡을 협연하는 것.
곽씨는 미국 이스트먼 음대 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하면서 ‘1997년 최우수 연주자상’을 수상했다. 이어 주빈 메타 지휘의 이스라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순회연주(97∼98년)에 협연자로 동행하는 등 국제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