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프로야구]‘FA 방랑객’ 유지현…오라는 팀없어 ‘명퇴’ 위기

입력 | 2003-12-05 18:08:00

FA시장에서 홀로 남은 ‘꾀돌이’ 유지현. 명예회복을 선언한 그가 어떤 구단의 선택을 받을 지 주목된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아, 옛날이여.’

여기저기서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들이 수십억짜리 대박을 터뜨리고 있지만 LG 유지현(32)의 스토브리그는 찬바람만 쌩쌩 분다.

현대 조규제가 5일 기아와 2년간 총 4억5000만원에 계약함으로써 13명의 FA중 미계약 선수는 해외진출을 노리는 삼성 이승엽을 제외하면 유지현만 남았다.

유지현이 누구인가. 94년 프로 데뷔와 함께 팀 우승을 이끌며 신인왕에 올랐던 꾀돌이. 공수주 3박자를 완벽하게 갖춘 한국 최고의 내야수. 신바람 야구의 선봉에 섰던 신세대 미남스타….

그러나 유지현은 하필이면 FA를 눈앞에 둔 올해 5월 왼쪽 발목을 다친 뒤 극심한 슬럼프가 겹치는 악재를 만났다. 10년 통산 타율이 0.281이지만 올 시즌 타율은 0.234. 엎친 데 덮친 격으로 LG는 단 한해의 부진을 이유로 최소 10억원 이상의 계약금을 줘야 하는 FA계약을 할 수 없다며 협상을 포기해버렸다. 이를 놓고 주위에선 유지현이 지난해 1월 연봉조정에서 사상 처음으로 구단을 꺾고 자신의 요구를 관철시킨 ‘괘씸죄’가 적용됐다는 소리도 나왔다.

10년이나 몸담았던 구단이 헌신짝처럼 자신을 내팽개친 데 대한 섭섭함이 있기는 유지현도 마찬가지. 유지현은 “9년간 잘 했는데 1년 못했다고 이럴 수 있나. FA계약 신청 전부터 LG가 나를 워낙 저평가해놓은 바람에 다른 구단과는 협상도 되지 않는다”며 구단에 대한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현재까지 유지현에게 관심을 보인 구단은 SK 뿐. SK 최종준 단장은 “최태원과 디아즈가 빠지면서 내야수 백업요원이 필요하긴 하지만 보상 문제 때문에 FA 영입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유지현이 LG에서 1년 더 뛴 뒤 트레이드해오는 방법이 있긴 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LG가 이 조건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적다. LG 유성민 단장은 “유지현에게 장기계약은 힘든 상황이라고 얘기했다. 현재 결정된 것은 하나도 없다. 내년 1월부터 소속구단과의 협상이 가능해지면 다시 검토해보겠다”고만 말했다.

유지현은 절망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지난달 23일 태어난 첫 아들 규민을 보며 마음을 추스르고 있다. LG 구단 홈페이지(www.lgtwins.com) 등에 올라오고 있는 팬들의 격려와 응원 글도 큰 힘이 되고 있다.

유지현은 과연 부활할 수 있을까. 뜻밖에도 그의 대답은 단호하다.

“꾸준히 개인 훈련을 계속해 몸 상태는 최상입니다. 내년을 야구인생 마지막 해로 생각하고 반드시 명예회복을 하겠습니다.”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