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주제를 골라 직접 써 보고 가다듬는 것이 논술을 준비하는 지름길이다. 시험장에서 논술문을 작성하고 있는 수험생. 동아일보 자료사진
입시 준비에 매달리느라 독서량이 부족하고 글쓰기 경험도 많지 않은 수험생들이 논리성을 제대로 갖춘 글을 제한된 분량과 시간에 맞춰 완성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모든 수험생의 사정은 비슷하기 때문에 남은 기간 중 몇 가지 원칙에 맞춰 공부한다면 얼마든지 남보다 우수한 글을 쓸 수가 있다.
▽본론 구성이 먼저다=모든 논술 문제는 ‘본론’의 개요를 세 단락으로 구성하도록 출제된다. 현상과 분석, 해결책 등이 그것이다. 이들 단락은 각각 전체의 5분의 1분량으로 5문장 내외로 채우면 효과적인 구성이 된다. 물론 서론 한 단락도 5분의 1분량, 결론 한 단락도 5분의 1분량이 되도록 한다.
절대로 ‘서론’을 먼저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서론 쓰기에 얽매이다 보면 어느 틈엔가 글의 논리가 흐트러져 당황하게 된다.
▽제시문을 인용하지 말라=제시문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언어영역 비문학 부문처럼 주제의 요지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제시문을 본문에 옮겨 쓰면 답안 분량을 채우기에는 좋을지 몰라도 좋은 평가를 받기는 어렵다. 제시문은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단서라고 생각해야 한다.
제시문의 요지는 본론의 첫 단락에서 언급하며 ‘현상’의 기준이 되게 진술하면 된다. 이 부분이 제대로 구성돼야 나머지 본론의 단락인 분석과 해결책이 체계적으로 구성될 수 있다.
▽배경지식을 총동원하라=출제자가 요구하는 핵심은 본론의 분석과 해결책 부분이다. 이 부분에서는 자신의 배경지식을 총동원해야 한다.
분석을 할 때는 항상 대립적 양면을 생각하고, 이에 해당하는 논거를 반드시 제시해야 한다. 대립적 양면은 논리의 축을 형성하는 큰 맥이 된다.
해결책을 진술하라는 요구가 없어도 반드시 분석 후 나타난 문제에 대한 올바른 방향과 해결책을 언급하고, 여기에도 타당한 논거를 제시해야 한다.
▽결론은 압축적으로 구성하라=본론을 구성한 다음에는 내용이 출제 의도와 맞는지를 재확인하고 본론에 들어간다.
결론에서는 전반부에서 반드시 본론 내용을 압축해 일반화시킨 내용을 진술한다. 결론 마지막 부분에서는 글쓴이의 의도가 드러나야 하며 미래 전망이나 각성 촉구 등의 내용이 중심이 돼야 한다.
▽서론에서는 ‘논점’이 명확해야=본론과 결론의 구성 및 내용 구성을 마친 뒤에는 서론을 구상하는데 서론에서는 반드시 논점이 명확히 살아있도록 구성한다.
우선 본론 단락의 핵심 논점을 서론의 논점으로 설정한 뒤 이를 위한 ‘도입’ 부분을 구상한다.
서론 첫 문장은 글의 이미지를 좌우하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서론 도입 문장은 뻔한 느낌이 들지 않도록 누구나 알고 있는 최근의 사회이슈나 언론에 보도된 사건 사고 등은 가급적 언급하지 않는 것이 좋다.
지적인 느낌을 주면서도 논점의 의미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좋은데 가급적 제시문과 관련이 있는 고전의 핵심의미나 보편성을 띤 소견 논거로 시작하면 채점 교수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
자신이 알고 있는 문학 작품의 의미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단, 주어진 제시문을 그대로 인용하면 창의성이 없는 글이 될 수 있다.
서론을 너무 단정적으로 접근하면서 주장을 드러내면 본론이 약해질 수 있는 한계가 있다. 논점을 살려 본론으로 다가가는 길목을 만드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장황해지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적절한 논점의 틀이 되도록 해야 한다.
▽원고지에 옮기기 전에 꼼꼼히 읽어라=원고지에 논술문을 옮겨 적기 전에 지나치게 현학적인 표현은 없는지, 제시한 논거는 타당한지 등을 다시 한번 확인해야 한다.
스스로가 채점자라고 생각하고 글을 평가해 본 뒤 수정할 부분이 있으면 과감하게 수정한 후 원고지에 옮겨야 한다.
정서법이나 원고지 사용법 등은 미리 익힌 대로 준수하되, 너무 원칙에 얽매여 전체의 맥을 깨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
노환기 종로아카데미 논술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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