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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한나라에 기업비자금 유입여부 추적

입력 | 2003-12-02 18:52:00

지난 대선 당시 한나라당 사무총장이었던 김영일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 들러 기자들에게 “비공식 회계장부 폐기의 잘못은 인정하지만 다른 혐의의 경우 시효가 지났거나 무혐의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서영수기자


검찰이 한나라당의 대선잔여금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것보다 2, 3배 더 많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더구나 검찰이 2일 서울지법 형사합의23부 심리로 열린 이재현(李載賢) 전 한나라당 재정국장에 대한 첫 공판에서 “한나라당의 일부 계좌를 추적한 결과 지금까지 확인된 것만 해도 대선잔금이 신고액의 2, 3배에 이르고 있다”고 밝혀 액수가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검찰의 이 같은 언급은 이 전 국장에 대한 검찰 신문과정에서 나왔다.

한나라당은 지난해 말 중앙선거관리위에 대선잔금을 29억원으로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한나라당이 대선을 치르고 난 뒤 최소한 60억∼90억원을 남겼으며 이중 수십억원을 신고하지 않았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앞서 검찰은 한나라당이 기업의 비자금으로 보이는 돈을 제공받아 선거자금으로 사용한 뒤 그중 10억원 미만의 돈을 대선 이후 당 계좌에 입금한 단서를 포착했다고 밝힌 적이 있다.

검찰은 한나라당이 선관위에 신고하지 않은 대선잔금이 회계 처리상 후원금 한도가 넘쳐 따로 보관한 것인지, 기업에서 받은 음성적인 돈이기 때문에 신고하지 못한 것인지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만일 문제의 돈이 기업에서 받은 불법 비자금으로 밝혀질 경우 ‘SK비자금 100억원’에 이어 또 다른 파문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이 전 국장의 변호인인 한나라당 이주영(李柱榮), 심재철(沈在哲) 의원 등은 “공소사실에 없는 내용을 왜 묻느냐”며 강하게 항의했고, 이 전 국장은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한편 이 전 국장은 이날 공판에서 “SK비자금 100억원은 김영일(金榮馹) 사무총장의 지시를 받아 대선 과정에서 모두 집행했다”며 한나라당 지도부가 비자금의 집행에 관여한 사실을 시인했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