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사진, 아직도 인화하세요?"…'포토 프린터' 초고속 인화중

입력 | 2003-11-25 18:40:00

일반 잉크젯 프린터에 사진용 광택용지를 넣어 출력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색감 표현이 포토 프린터에 비해 떨어진다. 실내에서 아무런 조명없이 찍은 사진으로 비교해봤다. 왼쪽이 포토 프린터 출력물이고 오른쪽은 일반 잉크젯 프린터 출력물. 사진제공 한국HP


《‘바늘 가는 데 실 간다.’ 디지털 카메라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포토 프린터 시장이 덩달아 커지고 있다. 컴퓨터가 처음 나왔을 때 PC의 보완재였던 프린터는 이제 포토 프린터라는 이름으로 디지털 카메라와 보완관계에 있는 것. 한국HP는 지난해 4만대 규모였던 국내 포토 프린터 시장이 올해 7만대에 이어 내년에는 14만대로 급격하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국내 디지털 카메라 시장 규모가 지난해 40만대에서 올해 68만대, 내년 120만대로 늘어나는 것과 궤를 같이하는 것. 국내 디지털 카메라 시장은 올해부터 필름 카메라 시장을 추월하기 시작했다(시장조사기관 GFK 자료). 포토 프린터의 최대 장점은 찍은 사진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만 골라 출력할 수 있다는 점. 촬영 후 바로 출력해볼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일반 프린터와 다른 점=일단 잉크 색깔 수가 다르다. 일반 잉크젯 프린터는 4색이 주류지만 포트 프린터는 대부분 6색 이상이다. 흑백부분을 보강해 8색인 제품까지 나와 있다. 사진을 출력하려면 그만큼 색이 풍부해야 하기 때문.

얼마나 깨끗한 화질을 구현하느냐를 결정하는 해상도 측면에서 보면 일반 잉크젯 프린터는 1200∼4800dpi(1인치에 포함되는 점의 개수·가로 기준)인 데 비해 포토 프린터는 4800∼5670dpi 수준이다. 기존 사진 같은 또렷한 영상을 얻으려면 최소 4800dpi는 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

일반 용지 대신 사진용 광택지를 사용하는 것도 다른 점이다.

만약 비슷한 해상도를 가진 포트 프린터와 일반 잉크젯 프린터에 똑같은 사진용지를 넣어 출력하면 얼마나 다를까. 꽃같이 색상 표현이 많은 사진일수록 포토 프린터의 출력물이 더 생생하게 색을 표현한다. 잉크젯은 특히 어두운 부분을 표현하는 데 약해서 붉은색 등 다른 색깔이 섞여서 나타나기도 한다.

한국HP의 관계자는 “포토 프린터가 직접 인쇄할 수 있는 색깔은 120만가지에 달해 잉크젯의 3500가지에 비해 월등히 많고, 명도 표현은 289단계까지 가능해 잉크젯보다 17배나 뛰어나다”고 말했다.

▽기능도 함께 발전=2002년 40만대로 똑같았던 국내 디지털 카메라와 필름 카메라 시장 규모는 이후 역전하는 양상. 디지털 카메라의 양적 성장은 포토 프린터에 변신을 요구했다.

초기 포토 프린터가 컴퓨터와 연결해야만 사용이 가능했다면 최근에 나오는 제품은 디지털 카메라와 직접 연결이 가능하다. 아울러 메모리스틱이나 XD픽처 등 8종에 달하는 사진 저장매체를 모두 지원하는 포토 프린터가 쏟아지고 있어 연결성이 더욱 좋아지고 있다.

색감 재현 기술도 발전해 고급 포토 프린터의 경우 인화된 사진과 거의 똑같은 화질을 제공할 정도. 한국HP와 엡손코리아는 자사만의 독특한 색감 재현 기술을 전면에 내세워 판촉활동을 하고 있다.

엡손코리아는 최근 자사의 전문가용에만 적용하던 ‘듀라브라이트’ 잉크를 보급용 포토 프린터에도 채용했다. 이 잉크를 사용하면 수십년간 색상이 변하지 않고, 물이 묻어도 색상이 번지지 않는다는 것이 엡손코리아측 설명.

▽인화 대 출력, 어느 쪽이 경제적일까=기존 사진 인화 비용은 장당(4×6인치) 150원 정도. 그러나 포토 프린터를 사용하면 프린터의 감가상각비를 고려하지 않아도 200∼250원의 비용이 든다.

한국HP에서 얼마 전 장당 150원 하는 반광택용지(A4)를 선보였지만 비용의 핵심은 잉크 값. 4×6인치 사진 4장을 담을 수 있는 A4 용지를 50∼55장 출력할 수 있는 잉크 1세트 값은 4만원 정도다. 50장을 출력한다고 가정할 경우 종이 값과 잉크 값은 총 4만7500원으로 장당(4×6인치) 237원이 든다.

그러나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은 원하는 것만 골라서 출력하는 것이 쉽기 때문에 그만큼 버리는 사진이 적어 경제성이 있다.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

▼어떤 제품 있나 ▼

엡손코리아 스트일러스포토935

포토 프린터 시장은 현재 한국HP와 엡손코리아가 거의 양분하고 있는 상태.

삼성전자는 6색 고해상도 프린터를 내놓았지만 아직 디지털카메라와 직접 연결되거나 메모리 카드를 꽂아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은 시판하지 않고 있다.

한국HP는 업계 최초로 8색 잉크를 적용한 ‘포토스마트 7960’을 최근 선보였다. 기존 6색에 검은색과 회색이 추가돼 어두운 부분에서 붉은 빛이 감돌던 단점을 보완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 액정화면으로 출력될 사진을 미리 볼 수 있고 여백 없는 사진 출력이나 출력방향 전환이 손쉽다. 8종의 메모리와 호환돼 컴퓨터 없이 사진을 출력할 수 있다. 49만원대.

손에 들고 다닐 수 있는 ‘포토스마트 245’도 주력 제품. 4×6인치 전용으로 차량용 어댑터를 사용하면 여행지에서도 출력할 수 있다. 32만원선.

‘포토스마트 7260’은 보급형 포토 프린터로 인기. 6색 잉크를 사용하고 8종 메모리카드를 지원한다. 프린터에 있는 이미지를 원터치로 컴퓨터에 저장할 수 있다. 19만원대.

전문가용 고급 제품에서 강세를 보이는 엡손코리아는 저가 프린터 시장 공략을 위해 국내 최고 해상도인 가로 5760dpi 제품(스타일러스포토 830)을 13만원대에 내놓았다. 6색 잉크를 사용하고 흑백 출력시 분당 14장을 출력할 정도로 속도가 빠르다. 독특한 색상 재현 기술이 적용됐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

‘스타일러스포토 935’는 고급 기능의 포토 프린터로 롤 용지를 이용해 파노라마 사진을 출력하는 기능도 갖췄다. 엡손전용지를 이용해 출력하면 25년간 색이 변하지 않는다. SD메모리와 스마트미디어 등 4종의 메모리카드를 지원한다. 액정화면을 통해 출력 조건을 간단히 조절할 수 있다. 42만원대.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