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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압류 마지노선’ 최저생계비로…4인가족 月102만원

입력 | 2003-11-14 18:30:00


앞으로 근로자는 급여를 압류당할 때에도 최저생계비 이상은 보장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14일 열린 노사정위원회 상무위원회에 참석한 노민기(盧民基) 노동부 노사정책국장은 “정부 각 부처가 이 같은 내용을 민사집행법에 담기로 의견을 모으고 15일 관계장관 회의에서 정부의 방침을 최종 확정지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 국장은 “올해 안에 민사집행법을 개정할 수 있도록 추진하되 실제로 보호하는 수준은 법원이 법정 최저생계비를 고려해 규칙으로 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급여의 절반 이상을 압류하지 못하도록 한 현행 민사집행법의 근로자 보호조항을 강화하기로 한 정부가 최저임금과 최저생계비를 놓고 저울질하다 더 효과가 강한 최저생계비 보장을 선택한 것.

현 법정 최저임금은 월 56만7260원인 반면 최저생계비(4인 가족 기준)는 월 101만9000원이다.

그러나 노 국장은 이 같은 가압류 대책 외에 노동현안으로 떠오른 사용자의 손해배상청구 남용, 쟁의행위의 정당성 인정범위 확대 등에 대해서는 노사간은 물론 정부 내에서도 이견이 있는 만큼 노사정위에서 논의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김성태(金聖泰)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노사정위에 특별위원회 또는 소위원회를 만들어 신종 노동탄압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는 손해배상청구와 가압류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자”고 제의했다.

그러나 경영계는 손해배상청구와 가압류 문제가 노사정위 상무위원회에서 논의 중인 ‘노사관계 법 제도 선진화방안(로드맵)’의 29개 항목에 포함돼 있는 만큼 이를 별도로 떼어 집중 논의할 필요가 없다는 반응이다. 김영배(金榮培)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노조의 불법파업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와 가압류가 문제되고 있는 것은 정부가 적기에 공권력을 투입해 불법파업을 막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경영계가 한국노총의 제안을 받아들여 손해배상청구와 가압류 문제를 논의할 특위를 구성해도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지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손낙구(孫洛龜) 민주노총 교육선전실장은 “손해배상청구와 가압류를 견디지 못해 자살하는 노동자가 속출하고 있는 판에 정부가 노사정위에 해결책 마련을 떠넘기는 것은 명백한 책임 회피”라며 “정부가 주도해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