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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금원씨, 盧캠프에 준 돈 언제 돌려받았나

입력 | 2003-11-13 18:42:00

민주당측에 대선자금을 빌려줬다고 밝힌 강금원 부산 창신섬유 회장. 사진은 강 회장이 9월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답변하는 모습. -동아일보 자료사진


검찰이 13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후원자인 강금원(姜錦遠) 부산 창신섬유 회장에게 15일 출두할 것을 통보함에 따라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의 그의 역할과 대통령 측근 비리 의혹이 규명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 회장은 노 대통령이 경영한 생수회사 ‘장수천’의 채무 변제를 위해 노 대통령의 후원회장이던 이기명(李基明)씨의 경기 용인 땅을 19억원에 매입하는 등 적지 않은 재정적 도움을 줘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단 강 회장에 대한 수사의 초점은 노 대통령의 고향 친구인 선봉술 전 장수천 대표에게 수억원을 주게 된 경위 등에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최도술(崔導術) 전 대통령총무비서관이 SK비자금 11억원을 받은 혐의를 조사하면서 강 회장과 선씨의 금전거래 정황을 포착했다.

선씨는 대선 이후 민주당 부산 선대위 회계책임자였던 최 전 비서관에게서 SK비자금 2억3000만원을 전달받아 올해 울산의 상가 건물을 매입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밝혀진 상태.

강 회장은 선씨에게 돈을 준 경위와 관련해 이날 대검 기자실에 전화를 걸어 “선씨가 집이 경매에 넘어가 돈이 없다고 징징거려 돈을 줬다”고 해명했다.

따라서 강 회장의 말대로 선씨에게 단순히 도움을 준 것인지 아니면 그 이상의 것이 있는지는 검찰 수사에서 밝혀져야 할 대목이다.

이와 함께 강 회장이 지난해 민주당에 20억원을 빌려줬다가 되돌려받은 일의 합법성 여부가 새 쟁점이 될 전망이다.

검찰 관계자는 “강 회장이 민주당에 빌려준 자금이 합법인지 불법인지를 현재로선 알 수 없다”며 “강 회장이 소환되면 이 부분도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20억원 전달 및 회수 시점이 민주당에서 분당한 열린우리당측의 설명과 강 회장의 주장이 다른 점도 석연치 않다.

이평수(李枰秀) 열린우리당 공보실장은 13일 “지난해 11월 27일 중앙당에서 강 회장에게서 20억원을 빌렸다가 12월 2일 그 사이 붙은 이자까지 포함해 되돌려줬다”며 “모든 차입 및 변제 과정은 선관위에 정확히 신고돼 있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12월 6일 돈을 빌려주고 같은 달 12일 되돌려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수사에서 강 회장을 둘러싼 소문의 실체 및 노 대통령과의 관계 등이 밝혀질지도 관심거리다.

강 회장은 자신의 회사가 제작한 군용 모포를 지난해와 올해 국방부에 납품한 사실이 알려져 올해 국정감사에서 구설수에 올랐으며 이달 1일에는 자신이 인수한 충북 충주시 시그너스 골프장에서 노 대통령과 부부 동반 골프를 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특히 검찰이 강 회장과 선씨의 금전거래 경위 등을 밝히는 과정에서 선씨가 장수천 빚 변제 등 노 대통령을 위해 기업에서 돈을 추가로 받은 사실이 드러날 경우 또 다른 파장이 예상된다.

검찰은 “대통령 측근 비리에 대한 철저한 의혹 규명이 강 회장 소환의 일차적 이유”라며 이번 수사가 선씨의 개인 비리로 끝날 수도 있다는 점을 내비쳤다.

최 전 비서관의 비리로 시작된 이번 수사가 노 대통령의 후원자와 측근들에 대한 조사로 확대되면서 어떤 결과를 낳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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