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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투병 꼭 보내야 하나”…신중론 확산

입력 | 2003-11-04 18:58:00


이라크 파병 신중론이 갈수록 정치권에서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 김영환(金榮煥), 한나라당 김홍신(金洪信) 등 여야 의원 37명은 4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투병 파병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현 전황을 보면 이라크는 전후방을 나눌 수 없는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미국 내부에서도 비판하는 명분 없는 전쟁에 우리만 전투병을 파병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영환 의원은 “이라크 전황이 대단히 불안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고 저강도 전쟁을 넘어섰기 때문에 파병을 전면 재검토해야 할 단계에 왔다”고 주장했다.

김홍신 의원은 “파병시 국제적 분쟁이 생길 경우 한국이 테러 대상국으로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우리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전투병 파병만큼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전투병 파병 반대 목소리가 많이 나왔다. 강창희(姜昌熙·한나라당) 의원은 “우리 군이 이라크에서 전후재건 및 구호활동을 수행할 것이기 때문에 경비 병력과 지원부대로 구성된 혼성군을 보내면 된다”며 전투병 파병에는 선을 그었다. 이만섭(李萬燮·민주당) 전 국회의장은 “최근 이라크 내 테러는 단순한 반미 수준을 넘어 반외세적 성격을 띠고 있다”며 “파병문제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하든지 공병 등 비전투병 파병을 고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방위원장인 장영달(張永達·열린우리당) 의원은 “미국이 우리나라 등 우방들에 보병 위주의 전투병 파병만 요구하다 이라크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며 “다음주 초 개인 의견을 미 대사관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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