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같은 아파트에 입주할 주민들에게 환경부담금 모금을 제안한 우동희씨가 31일 자신이 살게 될 아파트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 우동희씨
같은 아파트 단지에 입주할 예정인 주민들이 지역의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자발적으로 환경부담금을 모아 시민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
이들은 경기 안산시 초지동 주공 11, 12차 아파트 입주예정자들로 대부분 20, 30대의 비교적 젊은 부부들.
이들은 올해 초 온라인상에 동호회를 만들어 지역정보 등을 교환해 오다 6월 환경운동을 위한 모금 활동을 하기로 했다.
이 지역 초등학교 교사인 회원 우동희씨(35)가 “우리가 살게 될 마을을 위해 뭔가 좋은 일을 하자”고 게시판에 제안했고, 회원들이 이에 찬성해 ‘작지만 아름다운 모금 운동’으로 발전한 것.
회원들은 새시 공동구매를 추진하면서 업자들과 저렴한 가격으로 계약을 하게 되자, 이를 계기로 각자 조금씩 돈을 모아 환경운동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
아파트가 위치한 안산시 일대는 시화호가 인접해 있는 데다 공단에서 나오는 매연과 분진 등으로 환경오염 문제가 매우 심각한 지역이다. 이 때문에 안산 지역은 매년 오존주의보가 전국에서 가장 자주 발령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이 지금까지 마련한 돈은 모두 320여만원. 회원 30여명이 5만원 이상씩을 기부했고 이 소식을 듣고 이 아파트의 지역주민과 부동산업자들도 자발적으로 호주머니를 털었다.
회원들은 이 돈을 이번주 중 안산시 환경운동연합에 직접 전달할 예정이다.
환경기금 모금을 추진한 우씨는 “나눔의 정신을 확산시키고 말보다 실천을 앞세우자는 뜻에서 모금을 하게 됐다”며 “외지인들에게는 환경오염 도시로 인식된 안산시가 환경 청정 지역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