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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포커스]실수 하나는 곧 패배!

입력 | 2003-08-05 16:06:00


단 한번의 스윙이 승부를 결정했다.

4일(한국시간) 끝난 브리티시여자오픈은 세계랭킹 1, 2위를 달리고 있는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박세리(26.CJ)가 모처럼 명승부를 연출했으나 승패는 단 한차례 티샷으로 갈렸다.

매치플레이를 방불케하는 접전을 이어 가던 두 선수는 나란히 10언더파의 성적으로 18번홀 티박스에 올랐다.

공동3위 박지은(24.나이키골프)과 카리 웹(호주)은 이미 8언더파 282타로 경기를 마쳤고 뒤따라 오던 파트르샤 므니에-르부(프랑스)와 웬디 워드(미국)는 3타 이상 뒤처져 18번홀에서 앞서는 선수에게 우승컵에 돌아갈 상황.

371야드 짜리 파4홀인 18번홀은 길이는 그다지 길지 않지만 좁은 페어웨이 좌우에 항아리 벙커가 즐비해 정확한 티샷이 요구되는 까다로운 홀이다.

전날 3라운드에서도 티샷을 벙커에 집어넣는 바람에 1타를 잃어 공동선두로 나설 기회를 날렸던 박세리는 정확한 티샷을 위해 드라이버 대신 페어웨이 우드를 꺼내 들었다.

힘차게 날린 티샷은 겨냥한대로 우측 벙커를 넘어 페어웨이 왼쪽 끝으로 떨어지나 했지만 단단한 페어웨이에 몇차례 튀긴 볼은 왼쪽 벙커로 굴러 들어가고 말았다.

박세리는 "또야?"하는 표정으로 캐디 콜린 칸을 바라 봤고 칸의 얼굴도 어두웠다.

이번엔 소렌스탐의 티샷 차례.

박세리의 볼이 벙커에 들어간 것을 확인한 소렌스탐은 승산이 불투명한 연장 승부를 펼치지 않고 이 홀에서 승부를 끝내겠다는 각오를 다진 듯 드라이버를 꺼내 들었다.

시원하게 페어웨이를 가른 소렌스탐의 티샷은 페어웨이 한 가운데 자리를 잡았다.

키만큼 높은 턱이 그린 쪽을 가로 막고 있어 두번째샷으로 곧장 그린을 노리기에는 어려운 박세리는 페어웨이로 볼을 꺼내 세번째샷으로 파세이브 기회를 기대할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소렌스탐의 두번째샷은 그린에 안착, 홀에서 고작 2.7m 거리의 버디 찬스로 연결됐다.

박세리는 이번 대회 들어 톡톡히 재미를 본 펀치샷으로 3m 파 기회를 만들어냈지만 홀은 박세리의 파퍼트를 외면했다.

2라운드에서도 보기를 안겼던 18번홀이 3일 내내 박세리의 발목을 잡은 '마의 홀'이 된 셈이다.

세계랭킹 1위 소렌스탐과 2위 박세리의 차이는 72홀 가운데 단 1개홀 티샷 뿐이었지만 이는 그랜드슬램 달성 및 시즌 4승 선수와 시즌 2승 선수라는 커다란 격차로 귀결됐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