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의 ‘낯설게 하기’가 주목받고 있다.
5월엔 ‘M도 없으면서…’라는 광고로 궁금하게 만들더니 최근엔 느닷없이 산부인과에서 초음파 검사를 하는 ‘임신한 남자’를 내세웠다. 그리고는 ‘부디 잘 키우십시오. M’이란다.
기존 신용카드 광고가 “이번 주말엔 뭐하세요?”라든가 “사주고 싶은데” 등으로 ‘돈을 멋지게 쓰는 모습’을 강조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반응도 다양하다.
‘특이하지만 아쉽다’는 중립적인 반응부터 ‘참신한 크리에이티브가 돋보여 올해의 광고상을 받을 만하다’는 극찬, 그리고 ‘엽기적이고 혐오감을 줄 뿐’이라는 악평까지. 반향의 크기만으로는 어느 정도 성공한 셈.
광고를 담당한 TBWA의 김성철 광고3팀장(36·사진)도 어느 정도 이런 반응을 예상한 눈치다.
“처음엔 혐오감만을 줄까봐 걱정도 했다. 하지만 판을 깨지 않고는 승산이 없다고 생각했다.”
경기침체로 극도로 위축된 소비심리. 게다가 신용카드업계의 구조조정….
이런 상황에서 하위권인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은 △기존 광고와 차별화한 낯선 모습으로 △소비자들의 기억에 남는 것.
1, 2위 업체를 ‘따라하기’ 전략으로는 먹고 남은 파이의 ‘찌꺼기’를 줍는 수준에 그칠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다른 업체들이 내세우는 ‘톱모델’도 등장시키지 않았다. 연말까지 이미 계약이 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신 자동차를 싸게 살 수 있다는 최고의 기능, 즉 ‘M으로 바꾸면 200만원을 받을 수 있다’거나 임신부가 아이를 키우듯 ‘열 배, 스무 배 키워서 혜택을 맘대로 골라 쓰라’는 등을 앞세웠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동종업계와는 전혀 다른 광고에 집착할 수는 없는 일. 점유율이 커지고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 광고의 이미지도 현대카드의 정체성에 맞춰 진화시킬 예정.
김 팀장은 “하반기 내에 놀랄 만한 기능을 갖춘 카드가 나올 것이고 이에 맞춘 광고도 선보인다”며 “현대카드의 이미지를 ‘앞선 카드’(Advanced Card)로 인식되게 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