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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스타포커스]광주 동성고 허승민 “한건 해부렀당께”

입력 | 2003-07-01 13:05:00


광주 동성고 선두타자 허승민(18·3학년)이 오랜만에 ‘한 건’했다.

허승민은 1일 성남 서고와의 16강전에서 결승 솔로홈런을 터뜨려 승리의 주역이 됐다. 3대3으로 팽팽하게 맞선 5회 1사에서 터진 허승민의 우중월 홈런에 힘입어 청룡기 우승팀 광주 동성고는 힘겹게 8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홈런을 친 구질은 가운데 높은 커브. 기다리고 있던 볼이 들어와 젖먹던 힘까지 다 짜내 방망이를 휘둘렀다고 능청을 떤다.

수훈선수 인터뷰는 야구시작한 이래 처음이라는 허승민은 어색한 듯 자주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은근슬쩍 자기 자랑은 다 할 만큼 활발한 성격. 동급생인 4번타자 김주형과 함께 팀내 분위기 메이커로 활약 중.

이날 성적은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1도루. 예선 성적까지 합치면 7타수 4안타로 타율 0.571에 2타점 3득점 1도루로 리딩히터 임무를 제대로 해내고 있다.

허승민은 100m를 12초에 주파하는 빠른 발을 이용해 이날 여러차례 인상적인 중견수 수비솜씨를 보여줬다.

특히 5대3으로 살얼음판 같은 리드를 지키던 7회에는 우중간을 완전히 가를 듯한 2루타성 타구를 따라가 역모션으로 잡아내는 그림같은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사실 허승민은 경기 시작전까진 그리 기분이 좋지 않았다.

하루전 실시된 2004프로야구 신인 2차지명에서 자신을 선택해준 구단이 없어 프로행이 좌절됐기 때문. 신체조건(176cm·74kg)이 안 좋아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을거라는 게 스스로의 판단.

일단 대학에 진학해 기량을 더 가다듬어 다시한번 프로에 도전해볼 생각.

약점인 땅볼 수비와 선구완을 보완하는 것이 급선무.

이번대회에선 최다안타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허만석(44),범경애(41)씨의 2남중 차남. 광주 수창초등학교 3학년때 야구를 시작해 충장중학교를 거쳤다.

초등학교때 부터 줄 곳 따라다닌 ‘몽키’란 별명이 이름보다 오히려 더 편안하게 들린다고.

박해식 동아닷컴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