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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리뷰]'아리랑'…"아~ 눈물없인…" 무성영화 재연

입력 | 2003-05-29 19:27:00

1926년 나운규의 영화 ‘아리랑’을 무성 흑백영화로 리메이크한 이두용 감독의 ‘아리랑’. 30일 남북한에서 동시 개봉된다. 사진제공 프리비전


1926년 제작된 나운규 감독의 ‘아리랑’을 리메이크한 이두용 감독의 영화 ‘아리랑’은 ‘판타스틱 액션 블록버스터’가 득세하는 요즘 한국 영화계에서 홀로 선, 거칠지만 푸근한 질감의 무성 흑백영화다. 춘사 나운규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작품.

나운규의 ‘아리랑’은 필름과 시나리오가 모두 전해지지 않아 이두용 감독은 구전된 줄거리를 토대로 영화를 만들었다. 일제에 항거하다 정신병자가 된 영진(노익현)은 여동생 영희(황신정)가 일제 앞잡이 기호(최대원)에게 겁탈당할 위기에 처한 것을 보고 정신을 차려 기호를 죽이고 사형장으로 끌려간다는 내용.

이 영화는 무성 영화의 분위기를 재현했다. 영화는 “자, 영사실 필름 돌려요∼”라는 변사(최주봉)의 구성진 목소리로 시작해 곳곳에 변사의 재미난 말솜씨가 곁들여져 있다. 1초당 18프레임으로 만든 것도 이 영화의 형식적 특징. 18프레임으로 만든 영화는 24프레임으로 만든 일반영화보다 등장 인물의 동작 등이 빨리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마지막 부분 영진의 의식이 깨어나는 것을 의미하기 위해 흑백 화면을 24프레임 컬러화면으로 바꾼 것은 재치있는 아이디어이나 감정의 가닥을 끊어버릴 우려가 있다.

이 영화는 30일 남북한 동시 개봉된다. 북한에서는 평양 국제영화회관과 개선 영화관 두 곳에서 상영된다. 전체관람가.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