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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기술자 美서 회견 "北 미사일부품 90% 日서 수입"

입력 | 2003-05-16 19:01:00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에 관여하다 1997년 중국으로 탈출한 북한 기술자가 15일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 탄도미사일 부품의 90%가 일본에서 수입한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이복구(李福九)라는 가명으로 얼굴에 천을 쓴 채 회견장에 나타난 이 탈북자는 북한 북부의 자강도 미사일 관련 시설에서 약 10년간 근무했으며 1999년부터 한국에 체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에 망명하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히고 미국 정부에 정보를 제공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미사일 유도시스템 개발에 관여했다며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약 10만명이 종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반도체 등 필요 부품을 일본에서 직접 수입했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그는 또 1993년 탄도미사일 ‘노동’이 처음 발사된 이후 일본에서의 부품 수입이 격감해 생산율이 이전의 30%까지 떨어졌을 정도로 북한의 미사일 개발이 일본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회견에 동석한 탈북지원단체의 관계자는 이 탈북자 외에도 캄보디아와 중국에 북한을 탈출한 군 관계자가 있으며 북한에도 탈출을 희망하는 군 고관이 한 명 있다고 밝혔다.

한편 탈북자 지원 활동을 해온 독일인 의사 노르베르트 폴러첸은 15일 방영된 미국 방송 VOA와의 인터뷰에서 탈북자를 위한 난민캠프가 몽골에 세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보트를 이용해 탈출하는 북한 주민을 돕기 위해 북한 근처 공해상에 여객선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