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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한방 이야기]조선시대도 가짜 한약재 '골머리'

입력 | 2003-04-06 18:04:00


예로부터 우리나라에서 생산되지 않는 한약재는 중국에서 수입을 했다.

조선시대 때에는 중국에 사신이 갈 때마다 내의원 의관 2명을 함께 보내 우황청심환의 주재료인 사향(麝香)과 진통 효과가 있는 유향(乳香) 등을 구입하도록 했다.

그러나 중국 상인들은 가짜 한약재를 진품인 것처럼 속여서 폭리를 취하였다. 붉은 색 돌가루를 정신안정제인 주사(朱砂)로 속이고 사향 1개를 가짜 사향 수백 개로 만들어 팔았다. 부작용이 속출하자 중종 때 예부(禮部)에서는 중국에서 한약재를 구입할 때 반드시 조선의 내의원과 중국의 의관 1명이 함께 진위 여부를 감별한 후 구입하도록 했다.

당시 중국의 이시진이 쓴 본초강목에는 “상한병(독감의 일종) 환자가 차도가 없어 알아 보니 약재 중에 오래돼 썩은 게 있었다. 그래서 약재를 새로 구입하여 처방했더니 금방 나았다”라는 구절이 있을 정도이다. 특히 시중에서 높은 값에 거래되는 웅담이나 사향, 서각(코뿔소 뿔) 등은 대부분 가짜이므로 구입할 때 조심해야 한다는 ‘친절한’ 조언도 덧붙였다.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외국에 나가서 무턱대고 한약재를 구입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국내 한약 전문가에게 맡기거나 값싸고 좋은 국산 한약재를 구입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김주영

우리한약재되살리기운동본부 사무총장·약촌부부한의원 원장 magic339@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