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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崔 SK회장 소환 "盧 취임전 수사종결" 속전속결

입력 | 2003-02-20 18:57:00


SK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의 정점은 21일 소환 예정인 최태원(崔泰源) SK㈜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될 전망이다.

검찰 관계자는 “증거를 많이 확보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며 최 회장의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였다.

검찰은 그동안 최 회장의 소환 시기를 놓고 저울질을 해왔다.

검찰이 최 회장 집무실과 SK그룹 구조조정본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인 것은 이번주 월요일. 당초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입수한 자료 분석과 관련자 진술을 통해 최 회장의 혐의를 확정하는데 일주일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최 회장의 소환도 다음주 초에나 가능할 것으로 설명해 왔다.

그러나 최 회장 집무실에서 혐의를 뒷받침하는 결정적인 문건이 발견됐다. 최 회장이 이 문건의 방안에 따라 자신이 대주주인 SK C&C에 워커힐호텔 주식을 넘기면서 SK㈜ 주식을 싸게 넘겨받아 SK C&C에 손실을 끼쳤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최 회장측에서 SK㈜ 주식 인수가 최 회장의 주식거래 업무를 맡고 있는 회사 임원 또는 실무자의 독자적인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변명할 여지가 거의 없어졌다.

주식 거래 명세 등이 담긴 컴퓨터 파일도 압수수색 직후 바로 복구돼 수사는 당초 예상보다 훨씬 빨리 진행될 수 있었다.

또 수사 장기화에 따른 경제계 위축 우려와 다음주 화요일로 예정된 대통령 취임식 등 정치일정을 감안해 수사팀은 최 회장 소환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의 한 검사는 “재벌 개혁을 추진 중인 대통령 취임과 재벌 총수의 형사처벌이 겹치면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점을 고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형사처벌 대상은 최 회장을 포함해 그의 지시를 받아 주식 변칙거래 등을 주도한 SK그룹 구조조정본부 전현직 임원 등 3, 4명 선에서 그칠 것으로 보인다.

“규모가 큰 회사일수록 대표의 책임이 무겁다”, “최 회장이 그룹을 완전히 지배한 것 같다”는 검찰 관계자의 말은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

이에 따라 검찰은 최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일부 임원을 불구속기소한 뒤 일단 수사를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재계와 검찰 일각에서는 최 회장 형사처벌이 수사의 끝이 아니라 시작일 수도 있다는 관측을 하고 있다. 검찰이 SK글로벌 연수원에서 압수한 박스 250개 분량의 회계장부 등에서 지금까지 수사한 혐의와는 전혀 별개의 단서가 발견될지 모른다는 것.

검찰 관계자가 “수사를 하다보면 어떤 게 튀어나올지 모른다”며 수사종결을 단정하지 않고 있는 점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대검의 한 검사는 “수사 관계자가 원칙적 입장을 표명한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해 수사확대 가능성에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