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고 경제개혁 합시다”노무현 대통령당선자(오른쪽)가 10일 인수위 사무실을 방문한 전경련 손길승 신임회장과 악수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손길승(孫吉丞)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10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를 예방해 김석중(金奭中) 전경련 상무의 ‘사회주의 발언’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노 당선자는 재벌개혁을 비롯한 경제개혁의 수준과 시기를 재계와 대화를 통해 조절하겠다고 화답했다.
서울 세종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있은 이날 간담회는 7일 취임한 손 회장이 노 당선자를 예방하는 형식으로 열렸다. 그러나 재계 대표와 재벌개혁을 강조하는 노 당선자의 첫 만남이어서 관심을 끌었다.
이날 손 회장은 “(전경련이) 인수위와 갈등을 빚는 것처럼 이야기가 나와 송구스럽다”면서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으며 본인들도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손 회장은 이어서 “(재임) 5년간 소득을 갑절로 늘리고 선진국 진입이 가능하도록 당선자가 신념과 리더십을 발휘해 달라”면서 “그렇게 되도록 재계도 스스로 변하고, 스스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또 새 정부의 동북아 경제중심국가 건설계획과 관련, “정부 출범 후 청와대에 만들어질 태스크포스팀에 전경련도 참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노 당선자는 “(사회주의 발언은 전경련 내의) 한두 사람이 개인적 견해를 말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오래전부터 저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어서 개별적으로 발언한 것을 전경련 전체의 생각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그런 인식이 있더라도 풀고 걱정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노 당선자는 재벌개혁 등 경제개혁과 관련, “가야할 길이라면 꾸준히 가되 수준과 시기의 완급은 대화를 통해 조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경제정책 방향은 민주당 정책기조를 견지해 나갈 것이며 그것을 알고 추진할 만한 인식과 의지를 가진 사람을 기용하겠다”면서 “과거처럼 일방적으로 밀어붙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 당선자는 12∼14일 열릴 예정인 전경련 주최 최고경영자(CEO) 포럼에도 참석해 새 정부의 경제정책을 설명하고 재벌개혁에 대한 분명한 의지도 밝힐 계획이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