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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100세 ABC]중년의 활력 운동

입력 | 2002-10-06 17:32:00


“아직도 운동을 안하십니까?”

개인사업을 하는 송진헌씨(53·서울 송파구 문정동)는 만나는 사람마다 운동하라며 성화다. 허리디스크 수술 뒤 통증에 시달리고 171㎝에 92㎏으로 체지방비율 33%의 비만이었던 송씨는 삼성서울병원에서 종합검진 뒤 운동처방을 받았다. 2년간 일주일에 3,4번씩 꾸준히 유산소운동과 허리체조를 한 결과 지금은 76㎏(체지방비율 22%)의 날렵한 몸을 갖게 됐고 허리 통증도 줄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삶의 자신감을 찾은 것. 운동을 시작한 뒤 성격까지 밝아졌다.

운동하면 좋다는 것은 백만인의 상식이다. 그러나 최근 세계보건기구가 전 세계인의 66%가 운동을 잘 안한다고 밝힌 것에서도 알 수 있듯 실천하는 사람은 적다. 젊을 때야 운동을 안해도 그럭저럭 버티지만 중년이 되면 운동의 필요성을 온몸으로 느끼게 된다. 운동, 바로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

▽왜 운동해야 하나〓중년은 자리를 잡고 한참 일할 나이. 운동하면 훨씬 덜 피곤하다.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은 운동을 하면 더 피곤해질까봐 걱정하지만 운동강도만 잘 조절하면 2,3일이면 회복된다.

최대의 장점은 덜 늙는다는 것. 운동하면 피부가 탱탱해져 한결 젊어보인다. 여성들은 운동을 많이 하면 땀구멍이 커진다거나 기미가 낀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더울 때 야외에서 운동할 때만 해당되는 얘기다. 운동하면 혈액순환이 잘 돼 모든 조직의 활성도가 높아지면서 노화가 늦어진다.

고혈압과 당뇨, 심장질환을 예방하는 것은 기본. 삶에 만족감과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며 부부가 같이 운동하면 금실도 좋아진다.

▽시작하기 전에〓운동을 하려고 마음을 먹었지만 자신에게 무슨 운동이 맞는 건지 잘 모르겠다는 사람이 많다. 전문가에게 상담하고 운동처방을 받는 것이 최선. 그러나 여러 가지 사정이 여의치 않다면 일단 하루 20분 정도 빨리 걷기 등의 쉬운 운동부터 시작한다. 자신에게 잘 맞는지 아닌지는 2,3주 운동한 뒤에 숙면을 취하고 일어날 때 몸이 가뿐한지가 판단기준이다. 무리가 없다면 강도를 높이면서 계속 실시한다.

그러나 △운동 중 실신하거나 졸도한 경험이 있는 사람 △고혈압 당뇨 심장병 등의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 △심한 비만자 △관절에 이상이 있는 사람 △운동중 치명적 사고를 당한 가족이 있는 사람은 꼭 전문가에게 운동처방을 받아야 한다.

운동 시작전 계획을 세우는 사람은 흔하지 않은데 중단하지 않고 운동하기 위해서는 ‘계획이 반’이다. 자신의 여러 형편을 고려해 구체적인 종목과 시간, 장소, 함께 할 사람까지 정해 놓는다.

▽가을에 좋은 운동〓쾌적한 가을날은 운동하기 딱 좋은 때다. 가을에는 일교차가 크고 기온변화가 심하므로 너무 얇은 옷은 피하고 땀흡수가 잘되는 긴 옷을 입는다. 운동시간은 최소 주당 3회, 가능하면 격일로 한다. 시간은 오전, 오후 다 괜찮고 식후만 피한다.

반드시 10∼20분간 스트레칭으로 준비운동을 하고 본운동에 들어간다. 처음에는 자신의 최대 운동능력의 반 정도만 쓴다고 생각하고 적응이 되면 강도를 높인다. 운동 뒤에 정리운동도 필수.

가을철에 적합한 운동은 조깅과 등산, 자전거타기 등이다.

조깅은 언제나 할 수 있는 손쉬운 운동이지만 효과는 확실하다. 근력향상에 좋고 성인병 예방에도 그만. 처음 시작할 땐 20분 동안 2㎞를 달리고 2주마다 5분씩 운동시간을 늘린다.

등산은 심폐기능을 향상시키며 무릎과 허리를 강하게 한다. 정신적인 효과까지 있어 중년이후에 가장 좋은 운동이라 할 만하다. 50분 걷고 10분 쉬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전거를 탈 때는 헬멧을 착용하고 눈에 잘 띄도록 밝은 색 옷을 입는다. 급제동시 안전거리유지나 경사진 곳에서의 방어운전 등 안전사항에 유의한다.

(도움말〓성균관대 의대 스포츠의학과 박원하 교수, 이병섭 운동처방사)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질환에 따른 주의점▼

각종 만성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물론, 이미 병이 있다고 해도 치료를 돕기 위해 운동이 필요하다. 그러나 보통 사람과는 달리 전문가와 상의한 뒤 자신의 질환에 따른 주의점을 숙지하고 운동해야 한다.

▽고혈압〓유산소운동을 규칙적으로 3∼4개월 정도 하면 혈압이 5∼10㎜Hg 내려간다. 달리기처럼 강도가 높은 것보다는 걷기 등이 혈압조절에 더 좋다. 일주일에 적어도 3일 이상, 가능하다면 매일 운동한다. 가벼운 중량을 들어올리는 운동도 혈압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가벼운 덤벨로 여러 번하면 좋지만 무거운 중량을 들어올리다가는 혈압이 급격히 상승될 수 있으니 주의.

운동 중 가슴통증이나 호흡곤란을 느낄 때는 즉시 중단한다. 고혈압에 의한 뇌졸중은 추운날 아침에 많이 나타나므로 겨울새벽 운동은 금물.

▽비만〓살을 빼려면 큰 근육을 쓰고 동작이 반복되면서 체내로 산소가 원활하게 공급되는 △빨리 걷기 △조깅 △수영이 제격이다. 줄넘기나 달리기는 체중부하를 많이 줘 관절이나 허리에 무리를 준다.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이 살을 빼려는 욕심에 강도가 높은 운동을 하면 오래하기가 힘들어 지방분해에 도움이 안된다. 최소 30분 이상 운동해야 지방이 분해되기 때문. ‘가벼운 운동을 오래’가 정답이다.

▽당뇨병〓운동은 혈당조절에 도움을 주며 당뇨합병증을 예방한다. 빨리 걷기나 자전거타기, 수영 등을 하되 식후 1,2시간이 지난 뒤에 40∼60분 정도 한다. 강도는 ‘약간 힘이 든다’고 느낄 정도면 된다. 운동전 혈당이 300㎎/㎗ 이상이면 운동을 연기하고 100㎎/㎗ 이하면 운동 중 저혈당증의 위험이 있으므로 간식을 약간 먹고 한다. 운동 전 발에 상처가 없는지 잘 살피고 너무 덥거나 추운 때는 혈당조절이 더 안되므로 운동을 피한다.

▽관절염〓관절염이 있다고 움직이지 않으면 더 나빠진다. 운동을 통해 뼈와 인대를 강하게 해야 한다.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기 위해서 줄넘기나 달리기는 피하고 체중이 적게 부과되는 운동인 △스트레칭 체조 △수영 △수중에서 걷기 △산책을 한다. 특히 수중운동은 물의 부력 때문에 관절에 미치는 부담이 적어 관절염 환자에게 가장 좋은 운동이다.

(도움말〓성균관대 의대 스포츠의학과 박원하 교수)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