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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그게 이렇지요]재산세로 투기못잡아

입력 | 2002-09-10 15:02:00


"신문을 읽고 어이가 없어 이 글을 올리고 있다. 재산세 조세저항이라니? 궁금해 하다가 억! 악! 놀라고 말았다. 강남의 6억 가까운 집의 재산세가 4만원이라니! 이런 분기탱천할 조세저항을 봤나! 마산의 4억원짜리 집은 재산세가 200만원이라니 얼마나 기가 막힐까."(행정자치부 홈페이지에 오른 한 시민의 글)

요즘 이런 목소리는 어디서나 쉬 들을 수 있습니다. 서울 강남아파트 값이 너무 오르면서 재산세도 큰 논란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Q. 재산세가 왜 문제인가요.

A. 재산세를 통해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자는 거지요.

재산세는 보유과세로 재산의 실제가격(시세)에 대해 매기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러나 시세를 정하는 것이 쉽지 않아 각 지방자치단체가 '시가표준'을 정하고 이에 대해 세금을 매기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시가표준이 엉망이라는 사실입니다. 같은 3억4000만원짜리 아파트인데 강남은 과표가 290만원, 창원은 480만원입니다. 시가표준이 시세의 10∼20% 수준이니 정확하지 않고, 부자동네일수록 더 낮으니 공평하지도 않은 거지요.

이 때문에 재정경제부나 건설교통부는 시가표준을 재정비해 재산세를 2∼3배로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이지만 행자부는 조세저항을 우려하며 반대하지요.

한편 재경부의 대안이 너무 약하다는 목소리도 있어요. 한번 들어볼까요.

"6억원짜리 아파트의 재산세가 4만원. 2∼3배 인상해야 8만∼12만원이다. 그러면 집값이 잡히고 조세저항이 일어날 거라고? 장난하는가?"(한 네티즌)

선진국에 비하면 우리의 재산세 부담은 겨우 1∼10%수준입니다.

Q. 재산세를 올리면 투기가 잡힐까요

A. 놀라실지 모르겠지만, 아닙니다. 투기는 가격수준이 높든 낮든 '값이 오르리라는 기대만 있으면' 발생합니다. 집값이야 경기에 따라 움직이게 마련이고 그때마다 투기수요는 있을 것입니다. 보유과세 부담이 매우 높은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도 활황 때는 한국에 못지 않은 부동산 투기가 일어납니다.

투기는 계속 되겠지만 집값은 내려갑니다. 보유에 따른 세 부담이 무거워지면 자기가 사는 집 이외에는 팔려 하겠지요. 집을 26채나 가진 무직 주부 같은 사람은 줄어들 것입니다. 만약 가구당 1주택에 대해서는 세금을 가볍게 매기고, 2주택부터 몹시 무겁게 매긴다면 효과는 좀더 크겠지요.

재산세 중과(重課)는 가격을 짓누르는 압력으로 지속적으로 작용하겠지만, 값을 떨어뜨리는 효과는 딱 한 번뿐입니다. 강남의 경우 대기수요가 워낙 많아 값이 엄청나게 떨어지지도 않을 거예요. 장기적인 가격안정을 위해서는 수요분산 정책을 지속적으로 써야 합니다.

허승호기자 tige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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