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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복을 빕니다]임성남 국립발레단 이사장

입력 | 2002-05-26 19:44:00


한국 발레의 ‘산 역사’인 임성남(林聖男·본명 임영규) 국립발레단 이사장이 25일 오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3세.

1929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전주사범학교와 일본음악학교 피아노과를 졸업한 뒤 62년 국립무용단(국립발레단의 전신) 초대 단장을 맡은 이래 한국 무용에 헌신해 왔다. ‘춘향전’ ‘왕자 호동’ 등 400여편의 작품을 연출 안무했고 한국무용협회 이사장과 한국발레협회 회장 예술원회원을 역임하며 한국 무용계를 대표했다. ‘지젤’ ‘호두까기인형’ ‘카르멘’ 등 해외명작 발레를 국내 처음으로 소개하고 ‘지귀의 꿈’ 등 한국 창작발레를 발표한 것도 그였다. 김혜식 최태지 김긍수 등 전현직 국립발레단장 등 현재 한국 무용계를 이끌고 있는 이들이 대부분 그의 제자다.

전주사범학교 재학 당시인 1950년 한동인이 이끌던 ‘서울 발레단’에 입단해 ‘인어공주’ 등에 출연하면서 무용수의 길을 걷기 시작한 그는 이듬해 일본 도쿄에서 ‘청년발레단’을 창설해 활동했다. 54년 귀국해 ‘임성남 발레단’을 이끌면서 57년에 ‘백조의 호수’ 2막을 처음으로 극내 무대에 올렸다. 당시 그가 타이즈를 입고 공연하면 여성 관객들이 킬킬거리며 웃을 정도로 남성 무용수들에 대한 인식이 낮았다.

이화여중 재학시절 고인에게서 발레를 배운 김혜식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장은 “임 선생님은 무용만으로 먹고살기 힘든 시절에 순수 예술을 고집한 발레인이었다”며 “기존 발레 외에 60년대 ‘사신의 독백’ ‘화씨 2400도’ 등 창작무용을 발표했고 음악 편집을 손수 할 만큼 열정적이었다”고 회상했다.

빈소인 서울 강남성모병원에는 남궁진 문화관광부 장관을 비롯해 이건용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김학자 한국발레협회 회장, 김문숙 예술원 회원, 김긍수 국립발레단 단장, 김인희 서울발레시어터 단장, 화가 김창렬씨 등이 다녀갔다.

유족은 부인 김행옥(金幸玉)씨와 호영 난희 난주 난아씨 등 1남3녀. 발인은 27일 오전 8시. 장지는 충북 음성군 생극면 신양리 대지공원 묘지. 02-590-2697∼8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