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한 이부영(李富榮) 이상희(李祥羲) 이회창(李會昌) 최병렬(崔秉烈·이상 기호순) 후보는 12일 밤 iTV에 출연, 두번째 합동토론을 가졌다.
▽최병렬〓저는 5일 등록했는데 인천의 국민참여 선거인단은 4일 마감했다.
▽이부영〓선거인단 응모 마감일을 늦춰 달랬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
▽최병렬〓이번 경선은 이회창 후보를 위한 잔치이다.
▽이회창〓5월10일에 전당대회를 치르려면 역산해서 일정을 그렇게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받았다.
▽이부영〓다른 출마희망자들에게 준비할 시간을 주지 않은 것 아니냐.
▽이회창〓그럴 만큼 지혜가 없다.
▽사회자〓최 후보는 가만히 있다가 ‘노풍(盧風·노무현 바람)’이 뜨니까 출마한 건 아니냐.
▽최병렬〓영남이 무너지는 것 보면서 어려운 상황이구나 생각하고 결심했다.
▽사회자〓이회창 후보는 변화를 외면해 ‘제왕’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이회창〓잘못 됐다.
▽사회자〓이회창 후보가 몰라도 너무 모른다. 집 때문에 난리인데 (가회동) 빌라 입주는 누가 결정했나.
▽이회창〓내가 결정했다. 그 문제로 국민에게 상처 준 건 송구스럽다. 이사 결정됐다.
▽이부영〓답답하다. 통절한 자기성찰이 부족하다. 한나라당 추락은 이회창 후보의 책임이다.
▽최병렬〓우리가 대선에서 못이기면 백번 토론한들 무슨 소용이 있나.
▽이회창〓경선에서 너무 싸우면 한나라 후보는 필패후보로 남을 것이다.
▽사회자〓이부영 후보는 김일성 주석 사망 때 조문 사절 보내자고 하지 않았나. 또 재야 때 주한미군 철수 주장을 펴지 않았나.
▽이부영〓조의를 표명할 용의가 없느냐고 질의를 했지 조문사절을 보내자고 하지 않았다. 광주 학살과 관련, 주한미군에 대해서도 도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게 당시 민주화 진영의 전반적 생각이었다.
▽최병렬〓주한미군 철수에 동의했었나.
▽이부영〓동의했었다.
▽이회창〓주한미군이 광주학살에 참여했나.
▽이부영〓주한미군의 작전권 아래에 있는 한국군이 학살을 했다.
▽사회자〓이부영 후보는 기회주의자라는 비판도 있는데….
▽이부영〓나는 누구나 ‘예’라 할 때도 나는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다.
▽사회자〓최 후보는 최틀러라는 별명이 있는데….
▽최병렬〓강성이라는 의미인데, 저는 평소에는 부드럽고 일할 때는 단호하다.
▽사회자〓이회창 후보는 서민들 심정을 헤아릴 수 있나.
▽이회창〓저를 모르는 데서 나오는 얘기다. 어려운 시절을 겪어봤다. 서민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다.
▽사회자〓서민들이 정치지도자에게 무엇을 바라고 있을까.
▽이회창〓사교육비를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기초생활보장이 안 되는 서민들에겐 국가가 교육비와 의료비만이라도 부담을 해줘야 한다.
▽이부영〓공공 임대주택을 활성화하고 공교육을 정상화해서 사교육비를 줄여야 한다.
▽최병렬〓중요한 것은 실업자 문제이다.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청년실업자가 63만명이다.
▽사회자〓부패고리를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은….
▽이부영〓검찰을 중립화하면 부패는 상당부분 막을 수 있다.
▽이회창〓수사기관 인사의 제도적 독립과 함께 부패의 온상인 각종 규제를 털어내는 장치가 필요하다.
▽최병렬〓공무원들이 부패의 유혹에 빠지는 것은 많은 경우 사교육비와 혼사 때문이다. 교육제도와 혼사문화를 바꿔야 한다.
▽이상희〓정부의 기능을 간결화해야 부패 소지가 줄어든다.
▽이회창〓중요한 것은 국가 지도자의 부정부패를 절대 용서치 않고 재임시 반드시 이를 끊어놓겠다는 의지다.
▽최병렬〓지금 부패와 관련해 대통령 아들들 이름까지 신문에 오르내리고 있다. 선진국 같으면 이 정도로도 대통령이 거취 문제에 관한 결단을 내려야 할 상황이다.
▽이부영〓김영삼 전 대통령은 아들을 구속했다. 김대중 대통령도 그런 상황에 몰렸다. 김 대통령은 아들을 구속하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이 같은 국기문란에 대해 분명히 얘기해야 한다.
▽최병렬〓이념에 따라 (정치권이) 개편돼야 한다. 노무현 후보의 개편론에 동의한다.
▽이부영〓최 후보는 보수와 진보로 정계가 나눠져야 하고 그걸 통해서 지역주의를 넘어야 한다고 하는데 정작 들고나오는 건 영남후보론이다. 왜 틀린 얘기 하나.
▽최병렬〓나는 영남후보론을 말한 적 없다. 다만 지금은 노풍이 영남의 반을 잠식했다.
▽이부영〓노풍은 영남에서도 지역정서가 아니라 변화와 진보로 얘기해야 한다.
▽이회창〓노무현 후보가 영남이고 바람이 부니까 내가 나가야 막을 수 있다는 게 영남후보론이지 뭐냐.
▽최병렬〓나는 영남후보론을 얘기한 적이 없다. 그런 방향으로 파고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자〓이회창 후보가 자력으로 지지율을 반등시킬 수 있나.
▽이회창〓자력으로만 되겠나. 동시에 당도 같이 해야 한다.
▽이부영〓최 후보는 사람을 많이 죽이고 고문한 전두환 정권에 참여했기 때문에 보수라고 보기 어렵다.
▽최병렬〓전두환 정권 때 전국구 의원 2년반 했다고 해서 그런 공격에 공감하는 사람이 있겠나.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