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월드컵을 앞두고 정부가 노사간의 임금·단체협상을 조기에 타결하도록 주력하고 있지만 공공노조 파업 등의 여파로 올 들어 현재까지 일선 기업의 노사교섭은 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노동부에 따르면 3월말 현재 근로자 100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는 사업장 5401개사를 대상으로 임금교섭 진행도를 조사한 결과 임금협상을 마무리한 곳은 7.8%인 420개사에 불과한 반면 92.2%에 이르는 4981곳이 아직 협상을 타결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공기업 등 공공부문의 경우 165개사 중 6개사만 임금교섭을 끝내 타결률이 조사대상 기업 전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3.6%에 그쳤다.
임금협상을 타결한 기업의 임금인상률은 전년 동기의 5.4%에 비해 소폭 상승한 5.5%였고 임금을 올린 기업이 206개사(72.0%), 동결이 78개사(27.3%), 낮춘 곳이 2개사(0.7%)로 각각 집계됐다.
노동부는 임금교섭이 부진한 원인에 대해 2월25일 철도와 가스 발전 등 공공부문 3개노조가 연대파업을 벌인 데 이어 발전노조가 38일간 장기파업을 이끌어 원만한 노사교섭 분위기가 형성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노동부는 “월드컵 기간과 임단협이 겹치지 않도록 사업장별로 5월말 이전에 교섭을 타결하도록 최대한 지원하고 타결이 안될 경우 월드컵 이후로 협상시기를 늦추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진기자 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