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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질서 새설계]디지털기술 확산…글로벌화 촉진

입력 | 2001-12-31 16:58:00



새해 세계 산업과 금융계의 흐름은 크게 두가지 상반된 물결의 파노라마로 펼쳐질 전망이다.

한편으론 90년대 들어 시작된 세계화 흐름의 가속화로, 다른 한편으론 그 결과 나타난 10년간의 변화의 부작용에 대한 수정과 조정이라는 두가지 양상이 교차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구도의 4가지 트렌드〓경쟁의 양태가 산업 내 기업간에서 산업간으로 변화하고 수평 수직형 통합에서 가치사슬형 통합으로 바뀌는 1990년대 후반 이후의 흐름은 더욱 거세질 것이다. 이 같은 양상은 4가지 메가트렌드로 요약된다.

첫째, 디지털화.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접목으로 기존의 업종과 산업의 개념이 약화되면서 디지털 기술로 통합되는 ‘디지털 수렴’ 현상은 가속화될 것이다. 방송 출판 TV 영화 라디오 통신 등 분리돼 있던 산업들이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통합되고 있듯이 수렴과 통합은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둘째, 글로벌화의 진전으로 세계표준을 장악하기 위한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의 확장과 기술의 범세계적 확산 등으로 세계가 단일 시장으로 통합되는 속도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표준을 주도하는 기업은 독점적 이윤을 확보하겠지만 표준경쟁에서 패배한 기업은 시장에서 퇴출되거나 군소기업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경쟁자 혹은 보완적 관계에 있는 기업을 인수하거나 합병함으로써 산업지배력을 높이려는 시도가 활발해질 것이다. 결국 세계산업은 소수의 강자만이 살아남는 ‘3강 구도’로 재편될 전망이다.

셋째, 소프트화다. 소비자의 욕구가 다양화 개성화되면서 제품의 소프트화가 급진전된다.

즉 제품의 기본기능 품질 등과 같은 유형가치보다 그것에 부가된 정보 서비스 등의 무형가치가 중요해진다.

넷째, 인간화의 추구다. 이는 자원재생형 환경친화형 산업의 모색, 바이오산업의 급성장으로 대변된다.

▽중국이라는 변수〓‘제조공장’ 중국의 급부상이 세계경제에 미칠 영향은 정확히 가늠할 수 없다. 다만 공급 능력이 확대되면서 세계의 제조기반을 모두 흡수하는, 제조시스템의 블랙홀화를 예상할 수 있다. 기존의 세계적 공급과잉 현상을 더욱 가중시킬 가능성이 크다.

▽국제금융의 새 질서 모색〓국제기구와 금융기관을 통해 전세계 경제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미국식 신자유주의는 많은 도전에 직면해 많이 고쳐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중심의 국제기구에 의한 일방적 시장주의 원리는 개별국의 성장 기반을 와해하고 안정보다 불안요인이 됐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성급한 자본자유화와 시장개방보다 단계적인 추진에 공감하고 있다.

핫머니에 대한 규제 등 안정적인 국제금융질서를 위한 새로운 국제기구 설립 논의도 더욱 활발해질 것이다. 세계무역기구(WTO)를 모델로 한 WFO(World Financial Organiz-ation) 구성 논의가 어떻게 이어질지, 아시아통화기금(AMF) 등 지역 금융협력기구 등장 여부가 주목된다.

▽달러화 기세 약화〓국제경제에서의 역관계를 반영해 ‘달러 단극체제’는 상당히 약화될 것이다. 대신 그 빈자리를 유로화가 빠른 기세로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엔화의 약세는 상당기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한편 WTO의 ‘뉴라운드’ 협상은 본격 논의 단계로 접어들면서 21세기 신무역질서 형성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21세기 무역질서는 쌍무주의가 아니라 다자주의에 의해서 그 기초가 이뤄지리라는 것이 분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명재기자 m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