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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007’ 상대 북한군 악역 “한국배우 캐스팅 힘드네”

입력 | 2001-12-16 18:41:00


북한을 소재로 한 007시리즈 제20탄을 기획하고 있는 미국 할리우드 영화사 MGM이 한국 주연급 배우들의 캐스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스위스의 프랑스어 일간지 르탕이 1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MGM측이 한국의 유명 배우 4명에게 피어스 보르스넌(제임스 본드 역)을 상대할 악역(북한군)을 맡아달라고 제의했으나 “이들 중 1명이 이미 거부의사를 밝히는 등 한국 배우들이 출연을 기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이 같은 현상은 9·11 테러 이후 한반도 주변정세를 둘러싼 미묘한 기류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 내부의 정치적 어려움과 남북한 그리고 북-미 관계악화 가능성 등을 한국 배우들이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르탕은 “한국 배우들이 007시리즈에 악역으로 출연하면 상당한 인기를 누릴 수 있는데도 출연을 기피하고 있는 것은 정치적인 관점에서는 타당성 있는 반응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1세기의 첫 007 에피소드가 될 제20탄은 북한군의 강경파 특수요원이 평화적인 남북통일을 지향하는 북한의 온건파 장군을 제거하려 하자 제임스 본드가 이 장군을 보호하기 위해 북의 특수요원과 대결을 벌인다는 줄거리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