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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태의 월가 리포트]투자자 신뢰 불구 가시적 증거 '갈증'

입력 | 2001-11-18 18:43:00


지난주 미국 주식시장은 월요일 개장 직전 항공기 추락사고 소식이 전해지면서 큰 폭의 하락으로 출발했으나 당일 충격을 만회하면서 다시 한번 강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항공기 추락이 테러가 아닌 단순사고일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국경제 회복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가 미국시장을 이끌어간 한 주였다.

지난주 발표된 주요 경제지표들도 대부분 호전된 것으로 나타나 투자자들의 신뢰를 더하기에 충분했다. 소매판매지수는 5주째 연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월 소매업 매출 동향은 시장의 예상(2.5% 증가)을 크게 넘어서는 7.1% 증가로 10년 이래 최고치를 보였다. 또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도 3주 연속 하락하고 산업재고도 8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경제지표들은 대부분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거나 그 이상이었다.

그러나 미국경제가 ‘향후’에 회복될 것이라는 신념만으로는 미국의 주식시장이 추가적으로 상승하기에는 다소 역부족이었다. 오히려 산업생산은 3개월째, 공장가동률은 13개월째 하락하는 등 미국경제가 아직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지표들에 더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다우지수와 나스닥 모두 미국 테러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다우지수 1만 포인트, 나스닥 지수 2000 포인트에 다가서면서 시장은 새로운 호재를 기다리고 있다. 기업실적 회복과 같은 가시적인 증거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미국시장의 특징은 세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호전된 경제지표들이 계속 발표됐으나 주가는 크게 오르지 못했다. 둘째는 최근 약 2개월 동안 시장의 상승을 주도했던 반도체 등 기술주들이 다소 주춤하면서 전통 우량주로 매수세가 이전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셋째는 주 후반 채권가격의 하락으로 금융주에 대한 투자의견이 하향조정되면서 이들 주식들이 약세로 반전했다.

지난주 한국 주식시장도 종합주가지수가 약 6% 가까운 상승을 보이면서 약 5개월만에 지수 600포인트를 회복했다. 특히 증권 은행 등 금융주의 상승이 두드러졌고 최근 채권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 미국시장의 최근 흐름은 이번주 한국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

knt@samsung.co.kr

▽알림

필자가 이번 주부터 삼성증권 뉴욕법인 김남태 과장으로 바뀝니다. 그동안 이 코너를 맡았던 맹영재 과장은 귀국해 서울 본사에서 일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