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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LG전자 2개회사로 분할…내년 지주회사제도 도입

입력 | 2001-11-15 19:01:00


LG전자가 내년 4월까지 투자주식을 주로 관리하는 지주(持株)회사와 전자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사업자(子)회사로 쪼개진다.

구자홍(具滋洪) LG전자 부회장은 15일 서울 여의도 쌍둥이빌딩에서 기자설명회를 갖고 “15일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사업과 연관이 없는 주식을 지주회사로 옮기는 방식으로 출자구조를 바꾸기로 결정하고 지주회사와 사업자회사로 분할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LG전자는 다음달 28일 임시주총을 거쳐 내년 4월까지 두 회사로 나눠진다.

▽사업 무관한 계열사는 지주회사로〓현재의 LG전자는 두개 회사로 나뉜다. 지주회사(LGEI·LG Electronics Investment Ltd.)에는 LG전자가 본래 사업과는 별 연관이 없는 LG텔레콤, 데이콤 등 통신주식이 편입된다. 또 LG전자가 갖고 있던 LG건설과 LG정유, LG산전, LG상사, LG백화점, LG유통, LG-EDS 등의 주식이 지주회사로 넘어간다. 그룹에서 투자한 하나로통신과 드림위즈, 로티스와 함께 여의도 쌍둥이빌딩과 토지도 지주회사 소속이 된다. 사업과 별 관련 없던 투자주식들이 모두 지주회사 품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

대신 사업과 직접 연관이 있는 사업자회사(LG전자 명칭을 그대로 사용)에는 LG필립스디스플레이와 LG필립스LCD, LG-IBM, LG-이노텍, LG마이크론 등이 포함된다. 해외현지법인과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에 들어갈 수 없는 LG투자증권, LG카드 등도 사업 자회사에 소속됐다. 이처럼 지주회사를 새로 만드는 것은 얽히고 설킨 기업의 출자지분을 정리해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것. 또 본래 사업과 상관없이 투자실패로 실적이 나빠지는 폐단도 막을 수 있게 된다.

▽LG전자와 LGEI 분할비율 9 대 1로〓기업분할이 되면 현재 LG전자 주식 10주를 갖고 있는 투자자는 지주회사인 LGEI주식을 1주, 사업자회사인 LG전자 주식을 9주씩 나눠 받는다. LG전자와 LGEI의 분할비율이 9 대 1이 되는 것. 구 부회장은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의 조사에 따르면 회사분할 후 LG전자 주가는 4만∼4만5000원, 지주회사인 LGEI는 2만3000∼2만8000원으로 내다봤다”고 밝혔다.

▽LG그룹 지주회사 재편 가속화〓LG그룹은 지난해 7월 LG전자와 LG정보통신을 합병한 데 이어 올 4월에는 LG화학이 지주회사로 거듭났다. 이번 LG전자의 지주회사 출범은 LG그룹의 지주회사 재편작업이 가속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구 부회장은 “대주주는 지주회사를 통해 투자자로서 역할과 책임만 지고 사업자회사는 전문 경영인에게 맡겨 경쟁력을 높이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