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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고장난 '스윙 머신' 닉 팔도

입력 | 2001-10-22 17:13:00

닉 팔도


한국오픈 1,2라운드에서 닉 팔도와 한 조를 이뤄 플레이한 박도규를 첫 날 스타트 홀의 티잉 그라운드에서 만나 " '스윙 머신' 과 라운드하는 심정이 어떠냐?" 고 물었다. 그는 "언제 이런 기회가 또 오겠는가? 열심히 하겠다." 고 약간 긴장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스윙 머신이라고 불리는 세계적인 골프 스타 닉팔도의 골프 기술은 물론 매너와 열정은 이미 그 빛을 잃고 있었다. 대회 결과는 무성의한 플레이 끝의 미스 컷.동반자인 박도규는 닉 팔도의 미스 컷을 지켜봐야 했다.

닉 팔도가 남긴 것, '나처럼 하면 망신당한다'

올해 한국 오픈은 개막 전부터 내셔널 타이틀이 걸린 대회에 걸맞게 큰 화제를 모았다.화제의 중심엔 닉 팔도와 폴 로리가 있었다. 폴 로리는 1999년 전영오픈 우승자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닉 팔도는 메이저 대회에서 6승을 차지한 '스윙머신'이라는 화려한 대명사로 언론을 장식했다.

그는 분명 한국오픈의 주인공이었다. 20만 달러라는 거액의 초청료를 받고 대회에 참가한 세계적인 골프 스타를 보기 위해 일반 갤러리는 물론 주니어 선수와 부모 군단, 각종 골프아카데미의 코칭 스텝과 학생들이 대회장을 찾았다. 그러나 그는 많은 것을 가르치고 대회가 끝나기도 전인 토요일 골프백을 챙겨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을 떠났다. 무성의한 플레이와 초라한 룰 상식으로는 세계적인 골프 스타도 미스 컷을 당한다는 망신을 남기고 말이다.

그는 2라운드 10번 홀 (파3,1백76m)에서 7타만에 홀 아웃했다. 한때 세계 최고의 퍼팅 실력을 가졌다고 평가받은 그였기 때문에 그의 10번 홀 쿼트러플 보기는 충격적이다.

그는 전반을 버디 1개, 보기 1개로 마무리해 전날 이븐 파에 이어 27홀 이븐 파 상태에서 후반 첫 홀인 10번 홀에 이르렀다. 티 샷은 홀과 불과 4.5m. 버디 펏은 홀을 비켜 50cm 정도 지나쳤다. 여기에서 그의 어처구니 없는 7타 신화가 시작됐다.

그는 저벅저벅 걸어와 어드레스도 없이 볼을 툭 쳤다. 파 펏 실패. 볼은 다시 홀을 지나 30cm. 그는 보기 펏마저 무성의하게 쳐 실패했고 볼이 홀을 스쳐 지나치자마자 또 다시 무성의한 퍼팅으로 더불 보기를 범해야 했다. 닉 팔도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 무성의한 퍼팅은 결국 그를 미스 컷의 나락에 떨어뜨렸다.

문제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더블 보기 펏을 할 당시 볼이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에 그는 2벌 타를 받아 10번 홀 스코어를 7로 기재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스코어 카드에 6이란 숫자를 기재한 것.

그는 스코어 오기로 당연히 실격 처리됐어야 하지만 한 경기위원이 먼저 스코어를 잘못 기재한 것을 알려줘 스코어를 7로 정정했다.

기술과 정신 모두 고장난 스윙 머신

닉 팔도는 지난 1976년 약관 21세로 프로에 입문한 이후 1987년과 1990년, 1992년 전영오픈 우승,1989년과 1990년 2년 연속에 이은1996년 마스터스 우승 등 US PGA투어 6승과 유러피언 PGA투어를 대표하던 선수였다. 그는 1997년 닛산오픈에서 우승한 이후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여전히 골프 스타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이번 한국오픈에서 보여준 그의 골프는 완벽하게 망가진 골프 스타의 모습 그 자체였다. 그는 경기에 열중하지도 않았고 예의마저 망각했다. 거액의 초청료를 받고 출전한 대회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초청한 사람은 물론 갤러리에게 무례를 저질렀다.

룰도 몰랐고 성의도 없었다. 그는 이제 한국에서는 골프 스타가 아니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스코어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골프 본연의 예의를 되찾는 것이다.

타산지석의 예를 삼아서

기자는 분명 자연인인 한 사람의 잘못에 대해 논하는 것이 아니다.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중요한 것은 공인이 여러 사람에 보여야 할 모범이다.

지금이야 세계 최상의 자리를 고수하고 있지만 캐리 웹이 지난 90년대 중반 88골프장에서 열린 로즈오픈에 초청 선수로 출전했을 때 그는 스코어 오기로 실격당하는 아픔을 겪었다.

당시 20대 초반의 나이로 뜻하지 않은 아픔을 격었지만 그는 밤새 펑펑 울어 눈이 부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대회 최종일까지 대회장을 지키며 갤러리들을 위한 사인회에 참석하는 등 최선을 다했다.

지난 5월 중순에 일동레이크골프장에서 열린 SK텔레콤오픈에 초청 선수로 출전한 최경주 역시 3라운드 진출에 실패했지만 대회 최종일까지 대회장을 지켜 진정한 프로의 모습을 보여줬다.

타산지석이라는 말을 생각나게 한 닉 팔도의 무례한 행동은 그를 보기 위해 골프장을 찾은 우리 주니어들이 결코 본받아서는 안 될 모습임을 강조하고 싶다.

(자료제공 : http://www.thegol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