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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스팸메일 정말 짜증나네"

입력 | 2001-08-24 18:33:00


벤처기업에 다니는 박소연씨(26·여)는 하루 일과를 ‘스팸메일 지우기’로 시작한다. 출근한 그를 기다리고 있는 스팸메일은 하루 평균 20여통. 이를 확인하고 지우는데만 10분 이상이 걸린다. 박씨는 짜증도 짜증이지만 “어떻게 나의 메일 주소를 알아냈는지, 사생활을 침해당하는 것 같아 불쾌하다”고 말했다.

받는 사람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보내지는 스팸메일(spam mail)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스팸메일은 현행법상 분명히 불법이다. 그러나 정부의 단속망을 비웃듯 스팸메일을 보내는 광고업체들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방법도 지능화되고 있다.

스팸메일을 열어보느라 이용자들이 부담하는 접속 비용은 전세계적으로 연간 94억달러에 달한다는 계산이다. 국내에서도 상당수 직장인과 이용자들이 스팸메일 지우기로 소중한 시간을 잃고 있다.

스팸메일 신고 사이트

이름

URL

전화

개인정보침해신고센터

www.cyberprivacy.or.kr

국번없이 1336(지방은 02-1336)

경찰청 사이버범죄 신고센터

www.police.go.kr

02-3939-112

서울시경 사이버범죄 대응센터

www.smpa.go.kr

02-739-3051∼3

대검찰청 인터넷범죄 수사센터

dci.sppo.go.kr

02-3480-3600

정보통신윤리위원회
(포르노 등 불법정보)

www.icec.or.kr

080-023-0113

▽수신거부 해도 소용없어〓지난달부터 시행된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광고메일을 보낼 경우 ‘광고’라는 문구와 발송자의 연락처, 수신 거부 방법 등을 적도록 의무화했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스팸메일은 이를 무시하고 있다. 또 ‘수신 거부’ 의사를 밝혀도 전혀 효과가 없다. 스팸메일 업체 대부분이 추적을 피하기 위해 가짜 메일 주소를 사용하기 때문. 이 경우 ‘수신 거부’ 메시지는 ‘배달 불능’으로 되돌아온다.

대부분의 스팸메일 업체들은 또 발송할 때마다 메일 주소를 바꾸는 방법도 사용하고 있다. 심지어 거부 메일을 보내지 못하게 수신자의 메일 주소를 ‘보내는 사람’에 입력하는 경우도 있다.

▽교묘해지는 위장술〓스팸메일 업자들은 또 네티즌들이 메일을 읽지 않고 삭제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갖가지 수법으로 위장한다. 대표적인 예는 ‘오빠, 나야’, ‘보고서입니다’ 등 일상적 메일로 위장하는 것. 요즘엔 답장으로 착각하도록 ‘RE:요청하신 목록입니다’ 같은 제목을 많이 붙인다.

최근에는 다른 사람의 메일 주소를 도용해 광고메일을 보내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문제는 모르는 사이에 메일을 도용당한 개인이나 회사의 명예가 실추될 수 있다는 점. 한 SW불법복제 업자가 인터넷 회사의 한 직원의 명의로 보낸 광고메일은 ‘이 메일을 보낸 아이디로는 연락이 되지 않습니다. 첨부된 파일을 보신 후 전화 주세요’라고 ‘의외로 친절한’ 안내를 하고 있었다.

▽불법적인 개인정보 입수〓스팸메일 업자들은 불법적인 방법으로 개인 정보를 입수, 악용하고 있다. 이들은 아르바이트생을 고용, 인터넷 게시판에서 메일 주소를 알아내거나 중소규모 인터넷사업자들에게 돈을 주고 주소록을 사기도 한다. 해커들을 고용해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서 입수한 개인 정보를 파는 업체도 있다. 최근에는 ‘비밀번호가 필요한 게시판의 e메일 주소까지 빼낼 수 있다’는 메일주소 추출 프로그램 광고까지 등장했다.

▽신고 위해선 ‘물증’ 챙겨야〓거부 의사를 보였는데도 계속 스팸메일을 보낸 업체는 개인정보침해신고센터에 신고해 과태료를 물게할 수 있다. 피해 신고는 전화(국번 없이 1336)와 인터넷(www.cyberprivacy.or.kr)으로 받는다. 단 수신받은 스팸메일, 수신 거부 의사를 밝힌 메일, 그 이후에도 수신된 스팸메일 등 관련 자료를 반드시 저장해 둬야 확실한 처리가 가능하다. 발신인을 찾기 어려운 경우나 메일주소 도용 등은 경찰청 사이버수사대 등에 신고하면 된다.

afric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