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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시리즈 자체 심의에 걸려 부분 방송

입력 | 2001-05-08 17:13:00


제작된 지 50여년이 흐른 루니툰의 대표적 애니메이션 '벅스 바니'가 뒤늦게 내용 심의 문제로 구설수에 올랐다.

AOL 타임 워너사의 만화·애니메이션 전문 방송인 카툰 네트워크가 내달 '벅스 바니' 회고전으로 방영하려 했던 역대 작품들을 회사 경영진이 최종 검토한 결과 지나치게 급진적인 12개 에피소드를 방송하지 말라고 통보한 것.

미 일간지 월 스트리트지는 최근 머리 회전이 빠르고 술수에 능한 벅스 바니가 흑인을 패러디한 장면과 에스키모를 바보스럽고 우둔하게 묘사한 장면을 포함, 인종차별적인 내용을 다룬 에피소드들이 회고전에서 빠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1941년 제작된 '히아와타의 토끼 사냥꾼'에서 아메리칸 인디언, 일본인, 독일인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한 장면도 삭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툰 네트워크는 이런 내용을 감안, 벅스 바니 시리즈를 늦은 밤에 방영할 예정이었으나 이것이 회사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킬 수 있다는 워너 브러더스의 주장에 부딪혀 방영 계획을 수정할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애니메이션 전문가인 제리 벡은 "미국 시민 운동과 2차 대전중에 제작된 벅스 버니 시리즈는 당시 시대상을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는데 이것이 매스컴에 그대로 표출되기에는 과격한 구석이 있다"고 말했다.

오현주vividr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