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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그게 이렇군요]민주당 총무경선 결과

입력 | 2001-02-09 18:35:00


9일 민주당의 총무 경선 결과는 민주당 의원들의 성향이 ‘보수―중도―개혁’으로 3분돼 있음을 보여줬다. 당 중진들의 지지를 받은 보수적 성향의 김덕규(金德圭) 의원, 중도적인 이상수(李相洙) 의원, 개혁 성향의 천정배(千正培) 의원이 1차 투표에서 각각 34표, 37표, 36표를 얻었기 때문이다.

재선인 천 의원이 4선의 김 의원을 누르고 2위를 차지한 것도 이변이라면 이변이라고 할 수 있다. 천 의원은 정동영(鄭東泳)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한 당내 초재선 그룹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았다. 결선투표 결과도 시사하는 바가 많다. 김 의원을 지지했던 보수적 성향의 34명 중 31명이 이 의원에게 몰표를 던짐으로써 지난해 말 당정 쇄신을 거세게 요구했던 초재선 소장파들에 대한 중진들의 거부감이 상당한 수준임을 보여주었다.

한편 이 의원이 총무로 선출됨으로써 김중권(金重權) 대표와 남궁석(南宮晳) 정책위의장을 포함한 당4역 중 3역에 고려대 출신이 포진하게 됐다. 이 의원은 지난해 5월에도 총무 경선에 출마한 적이 있다.

이 신임총무는 앞으로 “열린 총무, 개방형 총무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그와의 문답 요지.

민주당 총무경선 결과

후보자

득표수(총107표)

1차투표

이상수

37

천정배

36

김덕규

34

결선투표

이상수

68

천정배

39

―소감은….

“투표결과를 보고 참으로 많은 것을 배웠다. 겸손을 배우고, 한 표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우리 당은 보수, 중도, 개혁이 골고루 갖춰진 정당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의원들의 바람이 어디에 있는지 2차 투표 결과에서 잘 나타났다. 투표 결과를 거울삼아 개혁과 안정의 목소리를 조화시키는 데 주력하겠다.”

―투표 결과에 만족하나.

“예상보다 1차 투표에서 표가 적게 나왔다. 역시 선거는 끝나봐야 안다.”

―임시국회 대책은….

“원래부터 개혁입법은 늦어도 금년 상반기 내에 마무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국가보안법의 경우 이번 국회에선 서두르지 않겠다. 자민련과 협의해 공동발의를 시도하겠다. 투표 과정에서의 크로스보팅도 문제를 푸는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김중권(金重權)대표는 크로스보팅에 반대하고 있는데….

“그 문제는 당의 중지를 모아야 하기 때문에 대표와 상의한 뒤원내 전략을 최종적으로 발표하겠다.”

―당 지도부에 고려대 출신이 많다는 지적도 있다.

“한비자를 보면 ‘능력이 있으면 친척도 쓴다’는 얘기가 있다. 총무 경선에서 의원들께서 그런 것까지 다 용인했다고 본다.” ―야당은 긴장한다는데….

“나는 야당과 협상하면서 합리적으로 함께 일했고, 수로 밀어붙인 적이 없다. 야당에서도 좋아할 것으로 본다.”

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