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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박수정 '아름다운 변신'…리베로 나서

입력 | 2001-01-03 18:42:00


벌써 몇 년째 호흡을 맞춰온 후배들의 얼굴은 변한 것이 없다. 10년 넘게 땀을 흘린 슈퍼리그 코트도 예전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어딘지 어색한 느낌은 경기 내내 떨칠 수가 없었다.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슈퍼리그인데도 마치 데뷔전을 치르는 새내기처럼 떨렸다.

한국 여자 배구의 ‘맏언니’ 박수정(29·LG정유)이 ‘변신’을 했다. 박수정은 3일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동료 선수들과 다른 색깔의 유니폼을 입고 코트에 나섰다. 실업 11년차의 박수정은 현역 선수중 가장 오랜 기간 선수 생활을 해오며 시드니 올림픽 대표로 출전했던 여자 배구의 간판 센터 플레이어. 그러나 박수정은 이 경기부터 리베로로 포지션을 바꿨다. LG정유 김철용 감독은 원래 리베로였던 고민정이 발목 부상을 당하자 이날 경기부터 박수정을 리베로로 등록시켰다.

사실 박수정은 10월 오른쪽 무릎 수술을 받아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그러나 궂은 일을 도맡는 리베로로 나서 라이트 김성희가 후위로 빠질 때마다 그 자리를 메우며 팀 승리에 한 몫을 했다.

LG정유는 흥국생명을 3―0으로 완파하고 지난해 12월30일 담배인삼공사에 당한 뼈아픈 기억을 뒤로 하며 강자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박수정은 경기 후 “기왕 포지션을 바꾼 이상 리베로로서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LG정유는 정선혜와 김성희의 좌우 강타를 앞세워 흥국생명을 흔들었다. 수비를 박수정에게 맡긴 김성희는 부담을 던 듯 공격에서 팀 최다인 16득점을 올려 승리를 이끌었고, ‘주포’ 정선혜도 15점을 기록했다.앞서 열린 남자대학부 경기에서는 인하대가 세터 권영민과 신입생 레프트 구상윤(16득점)의 활약에 힘입어 홍익대를 3―0으로 꺾고 3연승했다.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