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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김귀곤교수 "DMZ 유네스코 접경보전지역 될만"

입력 | 2000-11-28 18:56:00


“비무장지대를 유네스코 접경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하자.”

서울대 김귀곤(金貴坤·조경학과)교수가 2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30차 유네스코 MAB(Man & The Biosphere Program) 한국위원회 총회에서 비무장지대(DMZ)를 유네스코 접경 생물권 보전지역(TBR)으로 지정해 관리하자고 제안해 관심을 모았다.

유네스코 TBR로 지정되려면 △2개국 이상의 영토에 걸쳐 있어야 하고 △국가가 지정하는 생물권 보전지역 수준만큼의 생태적 가치가 있어야 하며 △이를 관리할 공동관리 계획이 수립돼야 하는 등의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또 정부 당국이 공식 문서에 서명을 해야 하고 유네스코의 심의를 거치도록 돼 있다. 설악산은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김교수는 “DMZ는 백두대간 중간에 위치해 있고 남북한에 걸쳐 흐르는 5대강, 특히 서부 사천강 유역에는 50년 동안 독특한 습지가 형성돼 있어 생물다양성이 풍부하다”며 “TBR 기준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DMZ 전지역을 지정하기 어렵다면 사천강 유역 습지 일대를 먼저 습지보전기구(람사) 등과 함께 TBR로 지정한 뒤 이를 토대로 점차 다른 지역으로 확대해 나가는 것도 방법이라는 것.

그는 또 DMZ를 TBR로 지정하기 위한 전단계로 경의선 철도 복원과 남북연결도로 건설에 따른 환경영향평가를 남북 공동으로 실시하고 DMZ내 훼손된 생태계를 복원하는 사업을 정부 차원에서 시행하자고 제안했다.

김교수는 “DMZ가 TBR로 지정되면 이 지역의 환경을 남북이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물론 평화와 안보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교수는 현재 남북연결도로 공사와 관련해 DMZ환경조사단 단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