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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빈외교 실언 파문…"사석서 성희롱해당 발언"

입력 | 2000-11-03 18:34:00


이정빈(李廷彬) 외교통상부 장관이 최근 사석에서 외교부장관으로서 품위에 맞지 않는 발언을 한 내용이 인터넷신문을 통해 알려진데 이어 3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의 외교부 국감에서 야당의원들이 이를 비판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김용갑(金容甲)의원을 비롯한 일부 한나라당의원들은 국감에서 “취중발언이었다고는 해도 그 어느 때보다 한미관계가 중요한 때에 대화 당사자인 미국 국무장관을 상대로 성적 희롱에 해당하는 발언을 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책임을 물었다.

이장관은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가 끝난 지난달 23일 한 음식점에서 외교부 간부들 및 출입기자들과 저녁을 함께하는 자리에서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무장관에 대해 언급하다가 여성의 신체부위와 관련해 품위에 맞지 않는 발언을 했다.

현장에 있었던 기자들에 따르면 이장관은 “25일 북한 방문을 마치고 한국에 오는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무장관은 나와 동갑이다” “다음에 올브라이트장관이 한국에 오면 폭탄주를 마셔보라고 하겠다”는 등 주로 자신과 올브라이트장관과의 친밀한 관계에 대해 얘기하다가 문제의 발언을 했다.

이장관은 이어 자신이 7월 22일 모방송 심야토론 프로그램에 토론자로 참가했을 때의 얘기를 기자들에게 하다가 당시 여성 방청객들의 옷차림과 자세에 대해서도 점잖지 못한 발언을 했다.

이 장관은 야당의원들의 질책에 “문제의 인터넷신문의 보도는 상당부분 왜곡됐고 사실이 아니지만 외교부를 책임진 사람으로서 변변치 못해 물의를 빚었다”며 “이 자리에서 구체적인 답변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으므로 이 선에서 제 해명을 받아달라”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대변인 명의로 이장관의 즉각 해임을 요구하는 논평을 냈으나 외교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이회창(李會昌)총재의 지시에 따라 2시간만에 당 차원의 공식논평을 취소했다.

scoo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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