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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박스오피스] 투명인간흥행 1위

입력 | 2000-09-05 10:31:00


추석시즌을 한 주 앞둔 9월2일 국내 극장가에는 한차례 물갈이 작업이 진행됐다. 여름 시즌 막차에 탑승했던 영화들 중 '옥석'만 남고 신선한 가을용 영화들이 대거 극장가에 진입한 것.

치열한 여름영화 전장에서 살아남은 영화는 무협도 예술이 될 수 있음을 알려준 이안 감독의 과 영화사상 가장 매력적인 돌연변이 이야기로 기록될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이다.

개봉 당시 강호의 도를 알려주려는 듯 무서운 기세로 국내 박스오피스 정상을 위협했던 은 개봉 3주차인 현재 서울에서만 약 25만 명의 관객동원을 기록하며 흥행에 주춤한 상태고, 은 서울에서만 약 45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9월 첫째 주 흥행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9월2일 개봉작 중 가장 빠른 기세로 국내 박스오피스 선두 자리를 위협중인 영화는 폴 버호벤 감독의 . 투명인간의 공포 버전인 이 영화는 주말 이틀만에 서울에서만 약 9만 명, 지방 포함 약 16만 명의 관객동원을 기록하며 흥행에 선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은 시사회 직후 "특수효과 이외엔 별로 볼 게 없다"는 악평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할리우드의 흥행 저력'에 흠집을 내지 않았다.

반면 당초 과 치열한 접전이 예상됐던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유작 은 6만1천 명의 관객동원을 기록하며 이번 주 개봉작 중 흥행 2위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영화의 러닝타임이 159분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 흥행성적은 그리 나쁘지 않은 편이다. 대부분의 영화들이 1일 6, 7회 씩 상영되는 데 반해 은 1일 4, 5회밖에 상영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밖에 서울 22개관에서 개봉된 조나단 모스토우 감독의 잠수함 영화 'U-571'은 주말 5만5천 명의 관객동원을 기록해 평균적인 흥행을 유지했으며, 뤽 베송 감독이 제작을 맡아 화제를 모았던 는 서울 4만8천 명의 관객동원을 기록하며 뤽 베송의 체면을 간신히 세워주었다.

그러나 국내 예술영화 시장은 '불안이 영혼을 잠식하듯' 모두 잠식된 것일까. 영국에서 날아온 작가주의 감독 피터 그리너웨이의 신작 은 주말 이틀간 서울에서 약 5천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의 유위강 감독과 정이건 콤비가 다시 만나 호흡을 맞춘 영화 와 이토 준지의 엽기 만화를 영화화 한 히구친스키 감독의 는 국내 관객들에게 이보다 더 혹독한 외면을 당했다. 는 주말 이틀간 약 3천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쳤으며, '나다' 개관작으로 상영된 는 약 1천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할리우드 바깥에서 제작된 영화들은 블록버스터가 강세를 보이는 여름 시즌이 가도 여전히 관객들의 관심권에서 멀어져 있는 듯. 그래선지 영화관계자들은 대대로 한국영화가 강세를 보이는 추석시즌 흥행판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눈치다. 다음 주 극장에 새로 간판을 내걸 한국영화는 박찬욱 감독의 와 이현승 감독의 다.

*9월3일까지 국내 극장가 흥행성적 집계. 영화사 자체 집계임으로 다소 오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황희연 benot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