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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야마 연맹회장인터뷰]"북-일 수교교섭 속도 빠를것"

입력 | 2000-08-28 19:42:00


국교정상화를 위한 북한과 일본의 교섭이 본궤도에 올랐다. 그러나 수교교섭의 마지막 열쇠는 역시 정치권이 쥐고 있다. 그런 점에서 187명의 의원으로 구성된 일―조(북한)의원연맹이 주목받고 있다.

28일 나카야마 마사아키(中山正暉·68) 일―조의원연맹회장을 의원회관에서 만나 정치권의 입장을 들어봤다.

나카야마 회장은 11선의 자민당소속 중의원의원으로 우정상 총무처장관 건설상을 지낸 거물정치인이다.

그는 “수교 이전에 북한을 국가로 승인해도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국교정상화 교섭은 예상보다 빨리 진척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일본인) 납치문제를 수교의 전제조건으로 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런 주장들은 아직도 북한에 대한 불신감이 강한 일본에서는 매우 용기 있는 발언이다.

―북―일교섭의 가장 큰 장애는 무엇인가.

“일본측이 내세우고 있는 납치문제가 가장 큰 장애로 보인다. 그러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식으로 논의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납치가족에게도 일본과 북한을 이간하려는 작전에 말려들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납치문제를 교섭의 전제조건으로 해서는 안 된다.”

―수교 전에 북한을 국가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미국은 이스라엘이 건국한지 11분만에 승인했다. 지금 북한을 국가로 승인한다고 해도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본다. 우선 양국 간에 임시사무소를 설치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2002년 월드컵에 한국과 북한이 한 팀이 되어 출전하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그 결과도 일본의 결단에 영향을 줄 것이다.”

―수교교섭을 어떻게 전망하나.

“빨라질 것이다. 북한은 일본의 경제적 지원을 빨리 받고 싶다는 생각이다. 국교정상화도 의외로 빨리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이는 북한과 중국이 북한의 장래문제에 대해 논의를 끝냈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일본에는 아직도 북한과 수교를 할 필요가 있느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정말로 그런 사람이 있다. 일종의 차별이다. 아직도 식민지시대의 감각이 남아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에게 나는 ‘무엇 때문에 오키나와(沖繩)에 미군기지가 있느냐’고 되묻는다. 크게 보면 세계와 아시아의 평화, 가깝게는 일본의 평화를 위해서라도 북한과의 수교는 필요하다.”

나카야마 회장은 평양을 4차례 방문했다.

재일한국인이 많이 살고 있는 오사카(大阪)출신으로 초등학교 때부터 고교까지 많은 재일한국인과 함께 공부했다.

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