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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잘못알고 있는 키상식]키 크게하는 秘法은 없다

입력 | 2000-08-06 18:30:00


가와하타식 키키우는 6개월 프로그램, 키크기 스트레칭….

여름 서점가에 키와 관련한 책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병원의 성장클리닉은 방학을 맞아 초중학생들로 북적이고 있다. 제약회사는 의약분업 때문에 약 사업부문을 줄이고 식품 사업 부문을 보강하면서 키크는 식품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왜 우리나라 사람은 이처럼 키에 집착할까?

서울대 정신과 류인균교수는 “우리나라처럼 획일적 사회에선 외적 가치를 중시하고 틀에서 벗어나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그러나 사실 키가 작은 것보다 키와 같은 신체 외형에 집착하는 것이 하나의 병”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정신과진단목록인 DSM―Ⅳ에는 눈 코 귀 성기 등의 모양이나 크기, 신장 등이 정상인데도 콤플렉스를 느끼고 집착해서 결함으로 여기는 것을 ‘신체변형장애’로 규정해 놓았다.

류교수는 “남이 키가 작다고 무시하는 것도 일종의 정신질환이며 신입사원 공채 때 키를 고려하는 회사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런 사회적 정신병리 현상에 맞춰 온갖 허무맹랑한 키 크기 이론과 상품이 활개치고 있는 것이다.

◆ 16~17세면 성장 끝나

▽키크는 과정〓뇌에서 성장호르몬이 분비되면 무릎 발목 엉덩이 뼈 끝에 있는 연골 성장판이 세포 분열을 일으키고 연골세포의 양이 증가하면서 커진다. 태어날 때 50㎝인 키는 1세에 75㎝, 2세에는 87㎝ 정도로 자라고 이후 매년 4∼5㎝ 자란다. 또 여성은 10∼16세에 15∼20㎝, 남자는 13∼17세에 20∼25㎝ 정도 자라고 나서 성장판이 닫히면 더 이상 자라지 않는다. 이와 같은 성장 과정은 미리 유전자에 예정돼 있으며 유전자를 교정하는 치료법이 나오지 않는 한 키를 획기적으로 자라게 하는 비법은 없다.

◆ 유전적 한계 못벗어

▽낭설들〓일부에서는 평균 신장이 20년 전에 비해 4∼6㎝ 크다는 점을 들어 키의 후천적 요인을 강조한다. 작은 키의 부모에게 큰 키의 자녀가 있는 예를 들기도 한다. 그러나 부모의 경우 어릴적 영양결핍과 격심한 정신적 스트레스 등으로 유전적 키를 다 채워 클 수 없었던 것. 후천적 요인을 바꿔도 유전적으로 정해진 키를 넘어설 수는 없다는 게 학계의 정설. 특정 음식이나 약, 운동이 정해진 키를 더 자라게 하지 못한다.

아침 저녁 키가 다르다는 점을 들어 키의 가변성을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는 척추 마디 사이에 있는 추간판이 앉아있거나 서서 지내면 수축되기 때문에 저녁에 키가 작아지는 것. 밤에는 누워있는 동안 추간판이 원상태로 회복돼 아침에는 키가 가장 크다. 아침과 밤의 키 차이는 초등학생은 1.3㎝, 중학생은 1.5㎝, 고등학생은 2㎝ 정도.

◆ 수술법은 부작용 우려

▽환상적 치료법은 없다〓학계에서 인정하는 치료법은 성장호르몬요법과 일리자로프수술. 그러나 보약처럼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는다고 아무나 키가 커지는 것은 아니다.

정상인의 키를 앞당겨 키울 수는 있지만 유전적으로 정해진 키를 넘기지는 못한다. 이 치료법의 대상은 성장호르몬 결핍증, 터너증후군, 만성신부전증 환자들에게만 해당된다. 1년 1500만원 정도가 들며 매일 주사맞아야 하는 것도 부담.

정강이뼈에 금을 낸 다음 뼈를 늘리는 일리자로프수술은 비교적 확실한 치료법이지만 뼈를 깍는 아픔을 각오해야 하며 다리 기능이 부분적으로 떨어질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5∼9개월 목발을 짚고 다니고 1, 2년 휴학할 각오를 해야 한다. 잘못되면 후유증으로도 고생한다.

◆ 충분한 잠-운동 바람직

▽유전자대로 크기 위해선〓음식을 골고루 먹어야 한다. 특히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운동은 역기 등 무거운 것을 드는 종목 외엔 어느 것이든 활발히 하도록 한다. 또 잠을 푹 자야 한다. 성장호르몬은 잠잘 때 잘 분비된다. 부모의 잦은 부부싸움이나 아이에게 ‘공부하라’ ‘넌 누구 닮아 이렇게 작니?’ 등 스트레스를 주는 말을 하면 키가 안 큰다. 화목한 가정에서 씩씩하게 지내야 누구나 유전자대로 키가 클 수 있다.

stein3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