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이 무척이나 넓어보이던 어린 시절, 북한 사람들은 모두 머리에 뿔이 난 도깨비인줄 알았다. 학교에서 ‘쳐부수자 공산당’ 구호에 어울리는 포스터를 그려 상도 받았다.
좀더 철이 들어서는 늦봄 문익환선생이 평양을 다녀온 뒤 옥고를 치르는 것을 보며 왜 하필 두동강난 나라에 태어났을까 한탄도 했다.
TV에 비치는 평양의 풍경들은 생소하긴 하지만 반갑기 그지없다. 무엇보다도 우리 아이들만큼은 그런 혼란과 원망의 성장기를 거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조짐에 기분이 가볍다.
방북단이 돌아오는 날, 전국이 대체로 맑겠다. 아침 14∼19도, 낮 28∼33도.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