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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수만마리 떼죽음,소방대 출동 구조작업 벌여

입력 | 2000-04-21 20:09:00


서울 도심 하천에서 물고기 수만마리가 떼죽음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해 관계기관이 원인조사에 나섰다. 21일 오전 11시경 서울 중랑구 중랑하수종말처리장 장안철교 아래 중랑천에서 잉어 메기 등 물고기 수만마리가 죽은 상태로 물에 떠오르거나 뭍 위로 뛰쳐나와 나뒹구는 소동이 벌어졌다.

또 이날 오후 1시경에는 서울 성동구 행당동 한양대학교 앞 중랑천 지류에 20여만마리의 대규모 잉어 떼가 20m씩 줄을 지어 나타나 주둥이를 수면 밖으로 드러내는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소방대원들이 출동해 구조작업을 벌였다.

환경운동연합 노원지부 총무부장 임남진씨(46)는 “오전 11시경 주민 제보를 받고 중랑천 현장을 확인한 결과 심한 악취를 풍기며 죽은 물고기 떼가 강변과 강물 위에 떠 있었다”고 말했다.

중랑천 지류 사고현장에는 몸길이 60cm, 무게 3㎏ 이상의 잉어 등 물고기들이 깊이 1m 안팎의 물속을 가득 메웠으며 이 중 상당수는 오염된 강물을 견디지 못해 수면 위로 떠오르기도 했다.

이날 주민들의 신고를 받은 소방당국은 100여명의 소방대원을 동원, 들통과 뜰채로 수천여마리의 잉어를 물속에서 건져낸 뒤 출동한 살수차로 각종 오물을 씻겨 대형수조에 담아 2대의 소방헬기로 한강 하류로 이송하는 ‘호송작업’을 벌였다.

소방 관계자들은 “몇 시간에 걸쳐 바닥에 가라앉은 채 죽어가는 잉어들을 건져냈지만 아직 수만마리가 물속에 남아 있어 밤늦게까지 작업을 벌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동물구조관리협회의 한 관계자는 “최근 심한 가뭄 끝에 비가 내린 틈을 타 일부 업체가 하천에 폐수를 무단방류했거나 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오염물질이 떠오르면서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한 것 같다”고 밝혔다. 관할구청과 경찰 등 관계당국은 이날 오전 7시경부터 중랑하수종말처리장 부근에서 강물에 하얀 거품이 일면서 심한 악취가 났다는 주변 주민들의 진술에 따라 이들 물고기 떼가 인근 공장에서 몰래 버린 폐수에 떼죽음을 당해 떠내려왔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