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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현대사태 반응]"나라 망신시킨 추태"

입력 | 2000-03-27 20:12:00


“지금이 조선 봉건왕조시대냐. 나라 망신을 현대가 다 시키고 있다.”

현대그룹 후계자 파동에 대해 시민단체와 네티즌들은 “국내 최대기업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은 재벌이 얼마나 전근대적인 경영구조를 갖고 있는지를 극명하게 드러낸 것”이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참여연대는 27일 성명을 내고 “현대가 보여준 형제간 경영권 다툼은 우리나라의 국가신인도를 떨어뜨리는 작태”라며 “이번 사태의 원인이 된 총수와 그 가족은 물론 이들의 하수인들도 모두 경영일선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실련도 이날 성명을 통해 “정부가 한동안 재벌 개혁을 추진했지만 총수의 독단경영과 밀실인사는 여전함이 증명됐다”며 “재벌의 경영구조에 대한 전면적인 개혁을 통해 총수의 전횡을 막을 수 있는 법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티즌 석진욱씨(하이텔 ID:seokjeff)도 “현대그룹의 제왕적이고 전근대적 경영을 가능하게 만든 ‘경영자협의회’를 즉시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대그룹 계열사에서 근무하는 박모씨(31)는 “국내 최대기업의 경영권이 며칠 사이에 몇 번씩이나 왔다갔다하는 현실에 직원으로서 회의를 느낀다”며 “경영권에 대한 보다 투명한 제도가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roryre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