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근무하는 학교에는 몇 년전부터 신분을 밝히지 않은 채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급식비를 보내 주시는 사람이 있다. 방학 때는 쌀과 라면까지 보내 준다. 우리 학교뿐만 아니라 관내 다른 학교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얼마 전 신학기가 개학하자마자 안부 인사나 하려고 전화를 했더니 호흡기 질환으로 중환자실에 입원중이며 위독하다는 소식을 들었다.
병문안을 갔더니 가족들은 “친지들이 놓고 간 돈인데 어려운 학생들의 급식비에 써 달라”며 70여만원을 줬다. 거절했지만 가족들의 뜻이 완강해 거절할 수가 없었다.
환자는 의식이 없는데도 이웃을 생각하는 가족들의 숭고한 마음씨에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오성룡 선생님께서 하루빨리 쾌유하길 기원한다.
이정혜(경기 화정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