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바람’이 불고 있다.
무대는 프로축구 각 팀의 연봉협상 테이블. ‘간판선수’의 자존심 선언에 프런트의 ‘주판알 튕기는소리’가요란하다.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얼어 붙었던 올 초와 달리 내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내년 시즌 연봉 협상에서 풀릴 ‘돈뭉치’는 크게 불어날 전망이다.
특히 수원 삼성 입단이 확실시되고있는 황선홍(세레소 오사카)이 이적료 100만달러, 3년 계약에 연봉 6억원의 파격적인 대우를 받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스타들의 가슴은 덩달아 설레고 있다.
올 시즌 2억2000만원으로 국내 프로축구 최고 연봉을 기록한 골키퍼 김병지(울산 현대). 무릎 부상으로 20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당차게 ‘최소한 동결’을 요구하고 있다. ‘골넣는 골키퍼’로 그라운드 밖에서 팀 홍보에 기여한 측면을 인정해 달라는 것. 구단에서도 김병지의 ‘마케팅 기여도’를 감안, 협상에 전향적인 자세를 취할 분위기다.
부천 SK의 신인왕 이성재는 올 연봉이 1800만원에 불과했던 만큼 파격에 파격을 거듭할 전망이다.
또 전경기 출장 기록을 세운 같은 팀 골키퍼 이용발도 올초 규정에 묶여 96년 군입대 직전의 연봉인 2400만원밖에 못받아 대폭 인상이 기대되고 있다.
일본 프로축구 빗셀 고베에서 전북 다이노스로 복귀하는 김도훈, 각 팀 고과 1위를 기록한 장지현(수원) 강철(부천) 박태하(포항스틸러스) 김상훈(울산) 변재섭(전북다이노스) 장철우(대전시티즌) 김영철(천안 일화) 등도 ‘희망가’를 부르기는 마찬가지.
반면 ‘뜨거운 감자’도 있다. 안양 LG 최용수는 잉글랜드 진출 무산의 파문을 딛고 시즌 27경기에서 14골2도움을 기록, 팀내 고과 1위에 올랐다. 구단도 올 연봉 2억1000만원에서 상당폭의 인상을 고려하고 있으나 정작 최용수로부터는 아무 말이 없다. 내년 시즌 다시 한번 해외진출에 도전할 계획이기 때문.
‘1순위중 1순위’ 신인으로 올 연봉 1억2000만원을 받았던 안양 진순진은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
거듭된 부상으로 시즌 대부분을 벤치에서 보내 이름값을 못한 것. 그러나 팀은 격려 차원에서 소폭의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
연봉 2억원을 받으며 프랑스에서 화려하게 복귀했던 수원 서정원 역시 올시즌 부상과 부진을 거듭, 진통이 예상된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