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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이모저모]이건희씨 부자 증인채택 반대 우세

입력 | 1999-10-07 23:31:00


그룹 계열사를 통한 변칙 증여 의혹을 받고 있는 이건희(李健熙)삼성그룹회장 부자가 7일 국회 국정감사 증언대에 설 위기를 모면했다.

의혹의 골자는 이재용(李在鎔)씨 등 이회장 자녀 4명이 삼성SDS로부터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헐값에 사들여 엄청난 시세차익을 챙겼다는 것. 이들은 실제로 5만여원에 거래되던 문제의BW209만여주를주당 7150원에 매입, 차익만 수백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이날 국회 재경위 회의에서는 이회장 부자를 증인으로 소환해야 한다는 주장은 많지 않았다. 국민회의 김근태(金槿泰)의원이 “이회장 자녀들이 이런 방법을 통해 45억원의 종자돈을 수년 내에 약 2조원으로 증식할 수 있었다고 하는데 국민이 이를 납득하겠느냐”고 말한 게 거의 전부였다.

★"국세청조사 안끝나"

반면 대다수 의원들은 변칙 증여 의혹에 대한 국세청의 조사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증인 소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한나라당 이상득(李相得)의원은 “국세청 조사 후 소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자민련 변웅전(邊雄田)의원은 “1조원 이상의 세금을 탈루한 한진그룹 책임자도 부르지 않는데 이회장 부자만 부르면 형평에 어긋난다”고 반박했다.

그동안 이회장 부자의 증인 채택에 반대하는 의원들에게 “삼성의 로비에 넘어갔다”고 힐난하던 국민회의 한영애(韓英愛)의원도 이날은 말을 바꿨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회장 부자를 부르면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 같다”는 게 한의원의 달라진 논리였다.

결국 의원들은 표결에 들어갔다. 결과는 찬성 5명에 반대 19명으로 반대가 압도적이었다.

★재경위 무기명 투표

그러나 이날 표결은 그동안 관례와 달리 의원들이 무기명 비밀투표를 하는 바람에 찬반 의원이 누군지는 알 수 없었고 의원들도 그 대목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