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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난민 20여만명중 75%가 여성"…'좋은벗들' 회견

입력 | 1999-08-30 19:16:00


중국에 체류하고 있는 탈북난민이 20만여명에 이르고 여성난민의 절반 이상이 인신매매 상태에 있다고 탈북난민 구호사업을 벌여온 사단법인 ‘좋은 벗들’이 30일 공개했다.

이 단체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북한 식량난민 실태 및 인권에 관한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단체는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약 5개월 동안 지린(吉林)성 등 중국 동북 3성 지역과 옌볜(延邊)자치주의 2479개 마을에 거주하는 탈북난민의 생활 및 인권실태를 현장조사한 결과 탈북난민이 14만∼2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단체는 “조사대상 이외의 지역과 숨어 지내거나 떠도는 난민을 포함할 경우 탈북난민은 30만명 이상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조사결과 전체 탈북난민의 75.5%를 차지하는 여성난민의 51.9%는 인신매매 등을 통한 강제혼인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단체 관계자는 “여성들 대부분이 감금 성추행 폭행 강제매춘 등으로 큰 고통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 단체는 “탈북난민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중국 당국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중국 내륙지방까지 진출하고 있으며 탈북방법도 인신매매 조직 등에 의해 조직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단체 이사장 법륜(法輪)스님은 “탈북난민이 우리 정부가 파악했던 것보다 훨씬 많으며 생활실태도 너무나 열악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정부는 인도적인 차원에서 북한에 식량과 의약품을 충분히 공급해 ‘죽음의 탈북행렬’을 막고 이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