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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작가 21인이 껴안은 「동강사랑」

입력 | 1999-07-26 20:02:00


“여러분이 직접 그려 보십시오.”

지난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인사동 골목. 행인들이 폭 4.5m, 길이 21m의 대형 천 주변에 모였다. 현실참여적인 작품을 발표해왔던 화가 임옥상(49)은 준비한 붓과 물감으로 행인들에게 그림을 그릴 것을 제안했다. 그가 그려온 푸른 강줄기를 제외하곤 빈 공간으로 남았던 곳에 행인들이 붓을 넘겨받아 여러 가지 그림을 그리면서 대형 걸개그림이 완성됐다. 화가와 행인이 함께 만든 작품이 탄생한 것이다. 작가는 최근 댐건설을 둘러싸고 논란을 빚고 있는 동강에 대한 일반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이같은 작업을 했다고 밝혔다.

이 그림은 27일부터 8월4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동강별곡’전시장 외곽에 걸릴 예정이다. ‘동강별곡’전은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전시회. 구체적인 현실의 민감한 사안을 미술작품으로 형상화, 일반의 미술 이해의 폭을 넓혀주고 있다.

임옥상 박대성 배병우 등 회화 사진 디자인 비디오 설치 판화 분야의 작가 21명은 지난달 21일부터 2박3일간 강원 영월 동강댐 일대를 둘러본 뒤 작품을 만들어 냈다. 출품작들은 크게 보면 풍경자체의 아름다움에 초점을 맞춘 작품들, 사회 정치적인 문제들을 표현하는데 비중을 둔 작품들로 구분된다.

박대성은 수묵화 ‘동강아라리’를 통해 이 곳의 아름다움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작품을 제출했다. 반면 비디오 설치작가 이중재는 경제적 이익을 위해 환경을 파괴한다는 점을 비판, 동강의 물줄기에 지폐의 모습을 결합한 ‘돈강은 흘러야한다’는 풍자적인 작품을 냈다. 02―720―1020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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