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데이콤 지분을 확대하는 속셈은 무엇인가.
최근 LG가 데이콤 인수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자 데이콤 최대주주인 삼성이 데이콤 지분 추가확보에 나서 LG―삼성간 데이콤 인수경쟁에 불이 붙었다. 정부가 LG의 데이콤 지분제한 해제를 사실상 묵인하고 있는 마당에 나온 삼성의 LG견제 배경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LG견제 나선 삼성〓데이콤 지분 17.45%를 갖고 있던 삼성은 28일 대우중공업으로부터 2.75%를 추가로 매입, 총 20.2%를 확보했다. 삼성측 표현대로 ‘데이콤을 삼성의 관계사라고 봐도 될 만큼’ 최대주주로서의 자리를 차지했다. LG의 인수의사 공표에 대해 삼성측은 “현재로선 삼성이 최대주주인데 무슨 소리냐”는 게 공식입장.
▽속 타는 LG〓삼성의 강경한 입장에 LG는 당혹스러운 표정.
LG가 자체지분 4.21%와 우호지분 28.6%에 현대의 지분 5.25%를 받으면 총 지분은 38.06%로 삼성보다 많아지지만 삼성이 동양(16.68%)을 우호지분으로 끌어들이면 다시 판세가 역전되기 때문.
▽삼성의 진짜 의도는〓삼성의 움직임에 대해 재계에서는 ‘LG견제용’ ‘대정부 협상용’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삼성이 LG의 데이콤 인수에 암묵적으로 협조하고 있는 정부정책에 정면으로 도전하기는 어렵다. 그보다는 데이콤 지분경쟁을 막판까지 끌고가다가 극적으로 양보함으로써 한국중공업 등 공기업 민영화 과정에서 정부 지원을 얻어내겠다는 의도로 재계는 보고 있다. 자동차 건설중장비 등을 정리한 삼성은 위축된 제조업을 살리기 위해 사업확장의 돌파구 마련이 시급하다는 분석.
〈이영이기자〉yes2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