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대통령들에 대한 이러저런 얘기가 한창이다.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기자회견 번복소동에 이어 이번에는 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이 김전대통령을 향해 던진‘주막강아지’발언이 화제다.
이를 계기로 전직대통령들의 각기 다른 리더십스타일에 대한 얘기도 나오고 있다. 고려대 김호진(金浩鎭·정치학)교수가 ‘한국정치체제론’에서 분석한 전직대통령 리더십비교는 요즘 상황과도 연결되는 대목이 적지 않다.
이승만(李承晩)전대통령은 가부장적 권위형. 그는 국왕과 같은 위엄으로 아랫사람을 부리고 국민위에 군림하기를 즐겼다.
박정희(朴正熙)전대통령은 교도적 기업가형.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는 마키아벨리즘을 맹신하고 계속 억압과 동원의 채찍을 휘둘렀다.
전전대통령은 저돌적 해결사형. 뚜렷한 지도이념 없이 본능적 충동에 따라 통치권을 행사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은 소극적 상황적응형. 지도력행사에 결단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항상 방어적인 자세로 대처했다.
김전대통령은 승부사적 성취형. 타고난 정치적 본능과 직관에 의존해 행동하고 상대에게 꼭 이겨야 한다는 집요한 대결정신을 갖고 있다.
이번 ‘주막강아지’논쟁에서도 전, 노, 김전대통령의 이같은 스타일이 읽혀진다. 전전대통령은 김전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주막강아지처럼 시끄럽게 해서는 안된다”고 도전적으로 말했다. 노전대통령은 청와대측에 “(김전대통령이) 떠들더라도 신경쓰지 말라”고 다소 수세적인 주문을 했다. 이에 대해 김전대통령은 “내앞에서 그사람 얘기는 꺼내지도 말라”고 노골적인 감정을 드러냈다. 김전대통령은 그의 승부사기질로 볼 때 설연휴후 여권을 향해 뭔가 ‘승부수’를 띄울 가능성이 높다. 그때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그리고 김대통령의 임기가 끝났을 때 학자들은 그의 리더십을 어떤 유형으로 정리할까.
〈송영언기자〉young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