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삼아 야타족행세를 하며 ‘재미’를 보려고 시작한 일인데 돈을 빼앗게 됐고 하다보니 ‘중독’이 돼 심할 때는 하루 3번씩….”
서울 신촌과 잠실본동 등 유흥가에서 2달여동안 미혼여성 1백60여명을 승용차로 유인해 납치, 성폭행한 김시영씨(22·무직·서울 은평구 응암동)가 경찰에서 털어놓은 얘기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13일 김씨와 이모군(18·무직) 등 2명에 대해 특수강도 및 강간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달아난 김모군(18·고2)을 같은 혐의로 수배했다.
지난해 12월까지 서울 성북구 월곡동에서 중국음식점을 운영했던 김씨는 이집 배달원이었던 이군과 함께 자신의 쏘나타승용차를 몰고 7일 오전 1시40분경 서울 송파구 잠실본동 유흥가에서 택시를 기다리던 최모씨(27·간호사)와 이모씨(22·회사원) 등 2명에게 접근했다.
“단란주점 사장인데 술이나 한잔 하러가자”며 여자들을 차에 태워 경기 하남시 야산으로 끌고간 이들은 등산용칼로 위협해 성폭행한 뒤 손발을 묶고 신용카드와 휴대전화 등을 빼앗은 뒤 승용차 뒷좌석 바닥에 태우고 강남구 청담동의 편의점에 가서 현금 90만원을 인출했다.
김씨 등은 경찰에서 지난해 11월 20일부터 지금까지 신촌 H백화점 앞과 잠실본동 유흥가 등에서 새벽시간을 이용해 이같은 수법으로 1백60명의 여성을 유인해 납치, 강간하고 1천여만원의 금품을 빼앗았다고 털어놨다. 피해여성 중에는 대학생 에어로빅강사 회사원 유흥업소종사자 등을 비롯해 중3여학생 등 미성년자까지 포함돼 있었다. 키 1m78에 호리호리한 체구, 깔끔한 외모인 김씨는 경찰에서 “옷만 잘 차려입고 부드럽게 말을 걸면 여자들이 순순히 차에 탔다”고 말했다.
〈박중현기자〉sanjuck@donga.com